코로나가 할퀸 고용시장… 자동화에 실업 장기화

입력 2021-07-22 04:05 수정 2021-07-22 04:05

코로나19 이후 장기 실업자가 급증하고, 소수 기업 고용 쏠림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자동화 전환이 확대되면서 실업 충격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기실업자(구직기간 4개월 이상)는 지난해 동기보다 월평균 4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2월과 지난달 사이 단기 실업자(구직기간 3개월 이하)가 15.5% 감소한 데 비해 장기실업자는 26.4%나 급증했다.

실업 장기화는 구직 단념자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2019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장기실업자의 구직단념 전환율(실업자 중 3개월 이내 구직 단념자가 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1.1%로, 단기실업자의 구직단념 전환율(11.9%)의 배에 육박했다.

소수 대기업에 대한 고용 집중 현상도 강화됐다. 지난해 2월 고용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300인 이상 사업체 고용은 지난달 106.4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30인~299인 기업은 99.2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고용 집중 정도를 나타내는 ‘고용 허핀달-허쉬만 지수’(고용 HHI)는 지난해 상승 폭이 2019년의 1.9배로 치솟았다. 보고서는 “고용 HHI 지수가 10% 오르면 고용 증가율은 평균 0.08%포인트 떨어진다”며 “고용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면 신규 기업의 진입이 어려워져 고용 창출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의 경우 2017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자동화 저위험군 취업자가 2.4% 줄어든 반면 고위험군 취업자는 10.8%나 급감했다. 감소 폭이 네 배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실업 장기화, 자동화 고위험군 사업의 고용 부진, 고용 집중도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노동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며 “장기 실업자의 경력 공백을 단축하고,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