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신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조직신학의 특징은 성경에 계시된 진리를 체계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진술하는 것이자 만물에 대한 신적인 진리를 찾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조직신학은 방대한 성경의 내용을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이를 통해 중요한 교리를 제시한다. 이 교리들이 역사를 거치며 성경적으로 검증되고 수정돼 기독교 신앙을 구성하는 핵심이 된다. 이는 성경을 해석하는 중요한 틀이자 그리스도인 삶의 지침으로 작동한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조직신학은 필연적으로 그 시대의 사상과 대화하며 이를 성경적으로 해석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책은 이런 조직신학의 방대한 내용과 특징을 부담 없는 분량에 알차게 담아냈다. 조직신학엔 서론, 신론, 인간론, 그리스도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이란 7개의 주제가 있다. 책은 각 주제에 4~10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방식으로 서술돼 있다. 이는 조직신학의 역할이자, 특히 기독교 신앙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늘 대답할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벧전 3:14) 신자의 태도를 알려주는 좋은 서술 방식이다.
신앙에 대한 궁금증은 비신자에게만 있지 않다. 신자 역시 성경에 대해 많은 걸 궁금해한다. 책은 이 모두를 아우른다. 3장 ‘세상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을까’는 신앙의 문턱에서 고민하는 이들이나 기독교에 회의적인 이들에게 유용한 변증적 성격이 강하다. 삼위일체를 다루는 7~8장, 13장에 나오는 선악과에 관한 내용이나 구약의 기독론을 다룬 19장 등은 이 내용에 관심 있는 비신자와 신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그리스도의 양성 논쟁을 다룬 18장과 그리스도 재림을 다룬 39장, 늘 교회를 위협하는 이단의 잘못된 가르침을 다룬 32장은 이단을 분별하는 데 유용하다. 21~27장은 구원론을 다루는데 믿음과 행함의 균형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30장은 그리스도인의 사회 참여 논의를 “삶의 공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합당한 예배의 삶”(롬 12:1)으로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교리나 조직신학과 관련된 책을 좋아하는데, 이 분야에 있어 목회자와 평신도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책 한 권을 만났다. 훌륭한 조직신학 입문서로, 교회의 교리교육 교재로 어느 곳에서나 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