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두려움을 용기로 치환해주신 하나님

입력 2021-07-23 03:05

하나님에 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생각하는 이미지가 각자에게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주로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로 치환하여 하나님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두려움에 빠져서 사명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을 때, 온유한 아버지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하나님도 온유하게 감싸 안아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한국적 상황에서 아버지란 열심히 일만 하고, 자녀에 대한 사랑을 그저 마음만으로 품고 있는 강한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의 덕목이라고 여겼지만, 본문의 기드온의 하나님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기드온의 하나님은 기다려 달라는 기드온의 부탁을 들어주시고 제물을 가져올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분입니다.(18절) 어쩌면 기드온은 최대한 늦게 제물을 준비하고 하나님의 사자가 기다리다가 지쳐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자는 끝까지 기다렸다가 제물에 지팡이로 불을 붙여주시며 하나님의 임재를 확인시켜 주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기드온에게 아버지가 섬기는 바알의 산당을 파괴하도록 하십니다.(25절) 그로 인해 주민들이 기드온을 죽이려 했으나 그의 아버지의 보호로 기드온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만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가 다른 사람이 관리하는 산당이었다면 기드온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렇게 하나님은 기드온을 사로잡았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걸음씩 인도해주신 것입니다.

그 후에 하나님은 기드온을 따라나선 3만2000명의 군사 중에서 2만2000명을 돌려보내라 하십니다. 그 이유는 기드온이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용기와 두려움은 어떤 무기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300명의 용사만 남기게 하십니다. 그리고 ‘극히 약하고 가장 작은 자’(15절)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하는 기드온에게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을 치듯 하리라”고 약속해 주심으로 두려움에서 용기와 승리의 확신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두려움으로 가득한 기드온과 300명의 용사는 사람의 군대가 아닌 승리의 확신으로 용기백배인 하나님의 군대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반면 미디안 군사들은 두려움 속에 있는 이스라엘 군사들을 생각하며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두워진 가운데 갑자기 나팔 소리가 들리고 항아리가 깨지면서 많은 횃불이 밝혀지는 순간, 기드온의 군사들이 가졌던 두려움은 미디안 군사들에게 옮겨가고, 미디안 군사들이 가졌던 용기와 승리의 확신은 기드온 군사들에게 옮겨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사역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있을 때 그 두려움을 책망하시기보다는 천천히 용기로 바꾸는 하나님을 기드온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며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승리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그것은 따뜻하고 자비로운 아버지의 모습으로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내쫓으시며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할 것이다. 너의 대적을 한 사람 치듯 할 것이다”라고 격려하시며 우리를 붙드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나아갈 때 우리도 기드온처럼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박원형 목사(전남 벌교소망교회)

◇박원형 목사는 총신대학원과 연세대에서 신학과 상담학을 공부하고 벌교소망교회 5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특별히 성경적 청소년 진로 지도에 비전을 갖고 사명자를 키우고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