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 갑부 베이조스 ‘지구밖 여행’… 고도 107㎞ 날았다

입력 2021-07-21 04:08
제프 베이조스(오른쪽 세 번째) 아마존 창업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서부의 한 사막에서 우주 관광을 마친 뒤 관계자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그가 세운 우주관광 기업 블루 오리진은 세계 최초로 상공 100㎞ ‘카르만 라인’을 돌파해 우주를 여행하는데 성공했다. 아래 사진은 뉴 셰퍼드 로켓이 힘차게 날아 오르고 있는 장면. 블루 오리진 캡처

세계 최고 갑부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57)가 우주 여행에 성공했다. 베이조스는 20일 오전 8시 12분(현지시간) 텍사스 서부 사막 지대 발사장에서 자신이 창업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재활용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3분 23초 만에 우주와 지구 대기의 경계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돌파한 뉴 셰퍼드는 4분 4초 후에는 107㎞까지 솟아 올랐다. 카르만 라인을 돌파하자마자 선내에선 “창문 밖을 보라”는 외침이 들리기도 했다. 이후 베이조스를 비롯한 우주인들은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microgravity)을 체험한 뒤 10분 18초 만에 지상으로 착륙했다.

베이조스는 9일 전 우주 관광 시범 비행을 한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보다 더 높이 날아 올랐다. 브랜슨은 86㎞ 상공까지 도달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은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보지만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한다.

6명이 탈 수 있는 뉴 셰퍼드에는 베이조스를 포함해 동생 마크(50)와 1961년 NASA 우주비행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여자란 이유로 비행을 하지 못한 윌리 펑크(82), 첫 유료 고객 네덜란드인 올리버 데이먼(18) 등 4명이 탑승했다. 발사 성공으로 역대 최고령·최연소 우주인 기록을 갈아 치웠다. 베이조스는 출발 직전 “(우주 관광은) 경쟁이 아니고, 미래세대를 위해 우주로 가는 길을 만드는 일”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블루 오리진의 다음 비행은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로 추정된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데이먼의 아버지가 낙찰 받은 베이조스 옆 좌석 가격은 2800만 달러(32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