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작 뒤 처음으로 국내 위중증 환자도 200명을 넘어서는 등 병상 가동률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병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충분한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선 일선 의료진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1681명으로 집계됐다. 동일 시간 기준 최다 집계로 전날과 비교하면 524명 더 많았다. 같은 시간 기준 종전 최고치는 지난 13일 1440명이었다. 자정까지 3시간 앞둔 상황에서 이미 국내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14일 0시 발표 기준 1614명)까지 갈아치웠다.
4차 유행 이후 확진자가 전례 없이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가 207명으로 전날보다 22명 늘었다고 밝혔다. 200명대 위중증 환자는 지난 2월 5일 이후 처음이다. 백신 접종으로 전체적인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지속적 낮아졌음에도 전례 없는 확산세로 중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주 60세 미만 중증화율은 1.13%였다”며 “젊은 확진자 100명 중 1명은 중증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는 의료 대응체계 여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의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68.7%다. 병상은 더 심각하다.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79.7%,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0.8%까지 올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병상 포화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한적인 병상으로 늘어난 환자를 소화하려면 ‘회전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데, 자칫 회전율을 높이려다 충분한 관리·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돌볼 가족이 없는 경우도 문제다. 현재는 증상 발현일로부터 10일이 지나 상태가 호전됐거나 24시간 간격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연속 음성이 나오면 격리 해제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침상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즉시 퇴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가족들이 자가격리돼 있는 고령 환자들은 퇴원을 해도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임상 증상과 전파력 모두 없어진 상태임에도 ‘증상 발현 후 10일 경과’라는 지침을 충족하기 위해 격리 병실에 남아야 하는 환자들도 문제다. 병상 효율성 면은 물론이고 환자 본인에게도 불필요한 입원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퇴원 결정 시 의료진에게 재량을 더 줘서 퇴원할 환자는 빨리 퇴원시키고 오래 입원해야 할 환자는 오래 입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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