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이용자 곧 1000만… 다양한 단말·요금제 과제

입력 2021-07-21 04:05

가성비를 앞세워 MZ세대를 끌어들인 알뜰폰 업계가 1000만 가입자 시대를 앞두고 있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알뜰폰 사업자 대상 이용자 보호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는 지난 5월 기준 956만9442명으로 전월 대비 11만8732명(1.3%)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9.8%(219만8690명) 증가한 수치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900만명을 돌파한 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연말까지 1000만 가입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알뜰폰이 긍정적 반응을 얻는 배경엔 가성비를 추구하는 MZ세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계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 중 10·20대 비중이 2017년 12%에서 지난해 22%로 늘었다. 알뜰폰 업체 헬로모바일의 30대 이하 가입자 비중은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KT엠모바일 관계자도 “월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요 요금제 3종에서 2030 고객 비중이 65.3%”라고 밝혔다.

특히 MZ세대는 저렴한 가격의 LTE 요금제를 선호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기존 통신사 5G 무제한 요금제를 쓰다가 5G와 LTE의 속도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해 자급제 스마트폰과 알뜰폰 LTE 요금제를 쓰고 있다”며 “통신비가 5만원 가까이 줄었고 약정도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도 MZ세대에 맞춘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젊은 세대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편의점, 라이브커머스 등 온·오프라인에서 유심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접근성도 높였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절실한 건 단말기 라인업의 다양화다. 자급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기존 이동통신사보단 선택의 폭이 좁다. 기존 이통사보다 부족한 요금제 종류와 제휴 혜택, 고객서비스 개선도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들이 가성비 높은 단말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위주로 공급해왔다”며 “최근엔 프리미엄 모델 라인업도 늘리려고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기부의 조사 결과 알뜰폰 사업자들은 허위과장 광고 금지, 불법 텔레마케팅 금지 등 ‘알뜰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규모가 작은 사업자는 콜센터 직원 수가 기준에 미달해 과기부가 시정을 요청했다. 과기부는 이용자 증가 등 변화한 환경에 맞춰 다음 달 내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예정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