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거친 비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의 후보자 검증은 본선에서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여당에서 격화된 네거티브전은 원팀으로 본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낳을 정도로 분열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비전과 정책 대결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경기도 관련 기관 소속 임원이 ‘이재명SNS봉사팀’이라는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이낙연 전 대표를 ‘친일파’ 등으로 공격하라고 독려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특정 후보 홍보가 목적이라도 유관 기관의 선거 개입은 금기시되는데 상대 후보 비방을 도모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사자를 직위해제 했지만 보다 충분한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중앙선관위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경쟁자들도 과도한 공격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이 ‘군필원팀’이란 웹포스터를 제작해 이 지사를 겨냥한 것도 선을 넘었다. 어린 시절 팔을 다쳐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을 모를 리 없는데 공격의 소재로 쓴 것은 치졸하고 비열하다.
여당 경선에 네거티브 색채가 짙어진 것은 지지율 1, 2위의 격차가 좁혀지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 진영 간에는 연일 날 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가족 관련 검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 지사를 향해 “윤석열 호위무사”라고 공격했고, 이 지사는 “5·18 학살 옹호” “박정희를 찬양하던 분” 등으로 맞받았다. ‘혜경궁 김씨’ 사건과 ‘옵티머스 의혹’이 다시 등장했다.
여당의 대선 경선은 국정 운영을 되살펴 보고 더 나은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 경쟁하는 장이어야 한다. 상대의 아픈 곳을 때려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비방전에는 미래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비판, 작은 흠을 침소봉대하는 의혹 제기는 검증이 아니라 흑색선전에 불과하다. 각 후보는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지 말고 본선까지 바라보는 큰 그림 아래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바란다. 네거티브는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제기하는 쪽의 양식과 도덕성의 바닥도 노출하기 마련이다.
[사설] 네거티브로 치닫는 여당 경선, 후보들 자중해야
입력 2021-07-2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