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365일 기도의 집 세웁니다”

입력 2021-07-21 03:03
최상일 서울 은정감리교회 목사가 20일 외관 리모델링을 마친 ‘더 워십하우스’의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관악구 은정감리교회는 삼면이 산이라 지방의 전원교회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서울에 산속 아담한 교회가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교회는 지난 11일 기존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당예배를 드렸다. 오는 10월부터 ‘더 워십하우스’라는 기도의 집을 운영하는데, 이곳에서 기도운동이 시작되면 더 크로스처치(박호종 목사)와 함께 서울에서 2곳의 24시간 기도의 집이 가동된다.

최상일(47) 은정감리교회 목사는 20일 “1970년 설립된 교회가 더 워십하우스를 시작하면 교회 이름처럼 대한민국과 다음세대, 북한과 열방을 위해 밤낮 쉬지 않고 기도하는 ‘은혜의 우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2010년부터 서울기독청년연합회의 대표로 ‘홀리위크’ ‘국가기도의 날’ 등을 개최하며 청년기도운동을 주도해 온 차세대 목회자다. 2007년 임시목사로 은정감리교회에 부임했다가 2009년 공식 취임했다.

그는 “모세가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손들고 기도할 때 승리했듯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가 보이는 육적 세계를 움직이게 돼 있다”면서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우리가 기도할 때 대한민국 수도의 영적 지형이 바뀌겠다는 확신이 들어 2019년 1월 덜컥 선포하고 말았다”고 웃었다.

50년 된 낡은 교회를 최신식 기도의 집으로 바꾸는 일은 순탄치 않았다. 교회 부지가 도시공원일몰제로 서울시의 우선매입 대상지가 되면서 강제수용 위기에 처했다. 교회 토지의 복잡한 지분 관계도 망설이게 한 요인이다. 하지만 성도들은 기도로 돌파했다.

최 목사는 “비상 상황이었지만 날아오른다는 뜻의 비상(飛翔)기도회를 2년간 지속하면서 관악구청에서 교회가 그린벨트 지정 이전에 건축됐다는 가옥대장을 찾아내는 등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면서 “결국 교회가 강제수용에서 제외됐고, 오히려 교회 주변에 공원조성 계획이 발표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정보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다”면서 “모세가 탔던 갈대상자는 돛도 키도 없었지만,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동했다. 우리도 같은 심정으로 125주간 연속 기도회를 열었다”고 회고했다.

교회는 3억2000만원을 들여 본당 198㎡(약 60평)를 전면 수리하고 종탑 등 외관 공사를 했다. 강단은 전면 유리로 숲이 보인다. 재정적 부담이 크지만 북한의 종교자유와 복음통일, 청년, 다음세대, 열방과 선교를 위한 기도의 집을 세우겠다고 선포하자 성도들과 외부의 기도자들이 공사비 중 일부를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교회는 오는 10월부터 기도학교를 열고 본격적으로 기도의 집을 운영한다.

최 목사는 감신대를 졸업하고 미국 알래스카 선교사로 활동했다. 국민일보에 ‘기도로 영적위기를 돌파하라’ 시리즈를 연재하는 최상훈 목사가 친형이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