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50대 일부와 부속의원 보유 사업장 근로자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당초 이들이 접종할 예정이던 모더나 물량 공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접종 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는 이날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19일 “백신 공급 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접종을 위해 50대 연령층의 접종에 모더나 외에 화이자 백신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 현대차 등 부속의원을 가진 사업장 근로자들의 백신 자체 접종에도 일부 화이자 물량을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인으론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이 지목됐다. 이번 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던 물량이 품질검사와 배송 문제 때문에 1주가량 늦게 공급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1~2주의 지연을 계약 위반으로 볼 수 없어 모더나 측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이달 내 공급될 물량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화이자 접종 대상자 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적잖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모더나 백신은 총 80만6000회분이다. 지난 12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55~59세 중 79.1%인 281만8886명이 이미 예약을 마쳤다. 정부는 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종 일정과 제품의 종류를 추가 안내할 방침이다.
접종 기간에도 변동이 생겼다. 당초 다음 달 25일 끝날 예정이었던 50대 접종은 28일까지로 연장됐다. 다음 달 들어 60~74세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병행해야 하는 위탁의료기관의 접종 역량을 고려한 조치다. 8월 16일이 대체휴일이 되면서 일부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쉬는 것도 감안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집단면역 프로젝트’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고3 학생과 고교 교직원 65만명의 접종이 이날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종 대성고 학생회장 이하은(18)양은 “하반기 수시를 더 안전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접종을 결심했다”며 “독서실에 갈 때 덜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접종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역 당국은 오는 9월 전에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의 접종 계획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은 늘어난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또다시 마비됐다. 이날 오후 8시 시작된 53~54세 예약이 기점이었다. 앞서 지난 8일, 12일, 14일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추진단은 접속자 쏠림을 완화하겠다며 50~54세를 쪼개 53~54세 예약부터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서버 안정화 작업도 이날 낮 두 차례 진행했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추진단은 결국 50분 만에 시스템 사용 자체를 중단시키고 클라우드 서버 긴급 증설에 나섰다. 접속은 오후 10시 일시적으로 정상화됐으나 이내 다시 지연 사태를 빚었다. 10시 27분 기준 대기자는 13만명을 넘겼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