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5000만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선수단이 탄 항공기 기내에 기장의 응원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승무원이 내온 기내식에는 ‘파이팅! 대한민국,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쪽지가 함께 놓여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민들을 대표하러 바다를 건너는 선수들을 위한 메시지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일본에 도착했다. 장인화 단장이 이끄는 한국 선수단 본진은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KE703 항공편을 타고 출국해 이날 오후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본진은 양궁 11명 체조 10명 탁구 9명 펜싱 8명 자전거 2명 승마 1명에 본부 임원 28명까지 포함해 총 69명이다. 배드민턴 선수단도 이날 이들에 앞서 출국했다.
본진 출국 전 수영 선수단 중 경영 대표팀 12명도 기자단 일부와 함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일본에 먼저 도착했다. 한산한 국제선 출국장에서 황선우 등 유명 선수들을 알아본 시민들이 응원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선수들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고개 숙여 인사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이정훈 수영 총감독은 “기록이나 메달도 중요하지만 다양하게 성장한 선수들이 기량을 펼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은 코로나19 검사 등 관련 입국 절차를 거쳐 별도 격리 없이 선수촌에 곧장 입촌했다. 선수단을 제외한 기자단과 체육단체 임원들 다수는 입국 이튿날부터 사흘간 의무 자가격리를 거친다. 이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3일 무관중으로 열리는 개회식에 여자 선수단 주장 김연경(배구)과 황선우가 태극기를 들고 입장한다.
올림픽 개막식을 나흘 앞둔 이날 나리타공항은 개최지 입국 첫 관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2주 넘게 올림픽 참석자들을 위한 입국 절차를 밟아 온 나리타공항 검·방역 담당 직원들은 비교적 원활하게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입국자를 대면하는 수작업 방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자가격리 기간 사흘을 고려할 때 이날은 개막식 준비를 위한 사실상의 일본 입국 마감일이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29개 종목에 선수 232명, 임원 122명을 파견한다. 금메달 7개 이상을 따내 메달 순위 종합 1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8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변수가 많은 만큼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개막 전날인 22일 남자 축구 뉴질랜드전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미리 출국해 적응 훈련 중이다.
전날 일본에 미리 도착한 남자 선수단 주장 진종오(사격)는 “컨디션이 좋다. 사격 종목은 경기 당일 결정되는 것이 묘미다. 며칠 남지 않은 만큼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했다.
20일 출국하는 김연경은 “편안한 마음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있는 힘을 다 쏟아내고 돌아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인화 단장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힘든 대회가 될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을 향한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조효석 기자, 도쿄=김철오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