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음주운전 등 피아 구분없이 닥공… 원팀 실종된 與본경선

입력 2021-07-19 04:03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 지지하는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지난 16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병역 미필 사실을 부각해 만든 홍보물(위 사진)을 올리자 이 지사가 다음 날 소년공 시절 기계에 눌려 장애를 입은 왼팔 사진(아래)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지사는 이 게시물에 “나이가 들어도 살 만해져도 장애의 서러움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다”고 적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본경선 1주일 만에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면서 모든 후보가 감정적으로 치받는 모습이다. 피아 구분 없는 난타전도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인신공격성 병역 논란과 여론조작 의혹에 수사의뢰 촉구까지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천명한 ‘원팀 본선’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18일 최근 적발된 경기도 유관단체 임원의 소셜미디어상 이 전 대표 비방활동을 ‘불법 여론조작 선거개입 사건’으로 규정하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압박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 여론조사 사건이 떠오른다”며 “여론조작은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법적 조치를 요구하고, 경기도에는 수사기관 고발까지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전 대표도 전남 광양 방문 중 직접 “고위 공직자가 특정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만들어 배포하는 불법 선거운동은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중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제가 지휘 권한을 행사해 감사 중”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양측은 이 전 대표의 과거 전두환 옹호, 박정희 찬양 논란을 놓고서도 이틀째 격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전날 이 전 대표를 겨냥해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며 비판 수위를 올렸다. 이 전 대표는 관련 질문을 받고선 “왜곡이며 유감스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최근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제작해 배포한 ‘군필 원팀’ 이미지도 갈등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이미지는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 김두관 후보 모습과 함께 군필 원팀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주당 남성 후보 중 이 지사만 병역 미필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지사는 장애가 있는 팔 사진을 공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군 미필 얘기는 참 슬픈 이야기여서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마치 제가 병역을 고의적으로 면탈한 것처럼 말하는데 서글프고,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없는 사실을 만들어 음해·왜곡하는 마타도어는 자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소년공 시절 작업장에서 다쳐 비틀어진 왼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외에 다른 후보들 역시 격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 지사의 1강 구도가 흔들리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난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반(反)이재명 연대를 함께 이끌던 이 전 대표를 공격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토지공개념 3법에 대해 “공급을 더 어렵게 하고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전 총리는 ‘전환적 공정성장’을 제1공약으로 꼽은 이 지사의 정책발표 회견을 두고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이 연상됐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한반도 대운하’를 간판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집권 뒤 반대에 부딪혀 ‘4대강 정비사업’으로 후퇴한 것처럼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 역시 흐지부지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오주환 박재현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