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데 전기 끊기나… 이번주 전력수급 비상단계 가능성

입력 2021-07-19 04:03

이번 주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되면서 올여름 전력수급도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블랙아웃(대정전)을 막기 위해 2011년 여름처럼 ‘순환정전’이 시행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전력 예비력이 4.0∼7.9GW, 예비율은 6∼7%대로 떨어지면서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한때 전력공급 예비력이 통상적인 안정 수준인 10GW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 15일에는 최대전력수요가 올여름 들어 최고치인 88.6GW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력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갈 시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단계적으로 발령된다. 산업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최대 전력수요(89.1GW)보다 5.3GW 많은 94.4GW로 예상한다.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8월 1일)를 기록하고 폭염일수가 역대 최장기간인 35일을 기록하는 등 전국에 111년 만의 역대급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 여름 최대 전력수요 92.5GW보다도 높은 수치다.

서울 서남권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13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관계자들이 냉풍기 바람을 쐬며 업무를 보고 있다. 이한결 기자

특히 이번 주는 지역에 따라 낮 기온이 35도 이상 치솟는 등 지난주보다 더 기온이 오를 전망이어서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부터 확장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더욱 오르면서 일부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순환정전이라는 비상대책을 시행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 9월 15일 늦더위가 닥치자 전력예비율이 5%대로 떨어졌고 정부는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전기 공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며 전력 부하를 조절하는 순환정전을 시행한 바 있다. 다만 한전 관계자는 “2011년 순환정전은 가을철 들어 발전소들이 발전량을 축소한 상태에서 늦더위가 찾아와 예상치 못하게 전력 수요가 늘며 부하가 걸렸던 것”이라며 “전력 당국에서 이번 주를 전력 피크기간으로 보고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당국도 설비를 점검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21일 전력수요 급증 상황을 가정해 ‘전력수급 비상 모의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모의훈련을 통해 전력거래소의 비상단계 발령 시 행동매뉴얼에 따라 전사에 상황 전파 및 대국민 홍보 등 상황 보고 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 5개사도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과 설비 안정 운영대책 등을 논의하고 비상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부도 이번 주를 전력 수요 피크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 산업부는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한 상태로, 이번 주 정비를 마친 원전 1기를 추가로 가동하고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부산복합 4호기, 고성하이 2호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 피크 기간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