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확진자 급증… 산소통마저 부족하다

입력 2021-07-19 03:01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지난 14일 양곤 시민들이 미얀마 군부의 통행금지령에도 빈 산소통에 산소를 채우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A선교사는 지난 12일 하루 종일 산소통을 구하러 다녔다고 했다. 동료 사역자가 코로나19로 호흡곤란이 왔지만 산소통을 구할 수 없었다. 어렵게 산소통 대신 산소발생기를 구했지만 성능이 좋지 않아 1시간 이상 산소를 만들지 못했다.

A선교사는 지난 15일 한국교회에 미얀마의 코로나19 상황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며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미얀마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5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318명으로 지난해 최대(2158명)를 돌파했고, 12일엔 5014명이 확진됐다. 하루 평균 10~20% 증가하는 추세다. 미얀마의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보면 실제 확진자 수는 미얀마 보건 당국의 발표보다 4, 5배 정도 많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A선교사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병원들은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아무리 위중해도 앰뷸런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는 지정된 병원에서만 진료가 가능한데 병실은 포화 상태다.

A선교사는 “확진자 급증보다 더 큰 문제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의료 시스템을 통제해 시민들을 제압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얀마에 거주 중인 한인들 안전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도 한인사회 내 코로나19 확진 의심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남아 있는 교민은 1500명가량 된다. 지난 14일 현재 양곤의 교민 중 3명이 호흡곤란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사 중에도 10여명이 확진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