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영양 만점 해산물이지만 그 껍데기는 ‘골칫덩이’ 취급을 받는다. 매년 발생하는 굴 껍데기의 5분의 1 정도는 해양 쓰레기가 된다. 이런 굴 껍데기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방지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해양 쓰레기를 줄이면서 미세먼지까지 잡겠다는 의도다. 경제성 확보가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배출되는 굴 껍데기의 20.3% 정도가 해양 쓰레기로 취급되는 반면 굴 생산량은 매년 증가추세다. 2019년 기준 굴 생산량은 35만7000t으로 2010년(29만t) 대비 23.1% 늘었다. 그만큼 해양 쓰레기도 점점 더 불어난다는 얘기다.
사료·비료 활용 물량도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재활용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동안 굴 껍데기의 50.3% 정도는 석화 성분을 추출해 비료·사료로 재활용했다.
그런데 굴 껍데기 속 염분이 토양에 해롭다는 낭설이 확산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
굴 껍데기를 활용한 비료 사용량은 2018년 기준 10만5000t으로 2011년(25만1000t)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재활용 물량마저 줄어드니 해양 쓰레기만 곱절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화력발전소의 탈황 설비 원료로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탈황 설비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이산화황(SO2)을 걸러내는 장치인데 석회가 주원료로 쓰인다. 굴 껍데기에서 추출한 석회 성분으로 대체하겠다는 게 해수부 구상이다.
다만 상업화 단계까지 가려면 두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일단 굴 껍데기를 탈황 설비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령이 없어 폐기물관리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경제적 측면도 걸림돌이다.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 탈황 설비 원료는 현재로선 석회석으로 만든 원료보다 2~3배 비싸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굴 껍데기 활용 연구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 연구 성과가 미비한 편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 등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