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동반한 돌발성 난청, 뇌질환 징조일수도

입력 2021-07-20 04:05
갑작스러운 이명(귀울림)과 함께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 증상이 드물게 치명적 뇌질환인 뇌종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돌발성 난청 환자 535명의 뇌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3.4%(18명)에서 귀 인접 뇌부위에서 평균 10.71㎜의 뇌종양이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들은 난청 외에 뇌종양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단순 이명으로 착각해 뇌종양이 치료되지 않고 악화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뇌종양은 방치하면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돌발성 난청이 나타날 때에는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면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dB) 이상 청력 손실이 3일 내에 발생할 때 진단된다.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느껴지거나 귀가 막힌 느낌이 들고 때때로 현기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개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고 중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이명은 돌발성 난청의 80~90%에서 동반되는데, 상당수 환자들이 이명으로 인해 자신의 난청 사실을 초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진단 후 치료가 진행되더라도 회복될 가능성이 떨어지고 치료에 반응이 없는 심한 난청인 경우 영구적으로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명과 함께 난청이 의심되면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신속히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돌발성 난청 진단 환자 중 일부의 뇌MRI 영상에서 작은 크기의 뇌종양이 발견되기도 해 돌발성 난청이 단순한 이비인후과 병을 넘어 뇌질환의 징조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