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후보난립 야권, 이미지 전쟁

입력 2021-07-16 04:02

야권 대선판에 출사표가 쏟아지면서 대권 주자들이 앞다투어 개인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2030세대 표심 잡기를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2030세대의 아버지뻘인 후보들은 ‘형’을 자처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취재지원 단체방 명칭을 ‘J형 공보방’으로 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난생처음 연 페이스북 계정에 “그 석열이형 맞습니다. 국민 모두 흥이 날 때까지”라는 소개 글을 올렸다.

무거운 이미지 탈피를 위해 망가짐도 불사한다. 윤 전 총장은 일본 캐릭터 ‘엉덩이 탐정’을 닮았다고 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만화 ‘추리천재 엉덩이탐정’ 주인공의 둥근 얼굴과 9대1 가르마가 윤 전 총장과 비슷해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었다. ‘애처가’ ‘국민 마당쇠’ ‘토리아빠 나비집사’도 소개에 포함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대권 도전 이전부터 ‘하태핫태’를 개인 브랜드로 이용한다. 본인 이름 앞 두 글자를 딴 ‘하태’와 관심이 쏠리는 사안에 ‘핫(HOT)하다’라 불리는 용어 두 개를 엮은 것이다.

대권 재수생 홍준표 의원은 정제된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19대 대선에서 ‘홍카콜라’로 불렸던 홍 의원은 이번에는 별칭 ‘jp’를 꺼내 들었다. YS(김영삼) DJ(김대중) MB(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을 영어 머리글자로 약칭하던 문법과 비슷하다. 다만 원조 JP(김종필 전 총리)와 차별화하기 위해 소문자 jp를 썼다. 홍 의원은 러브레터를 연상시키는 ‘jp 희망편지’를 연이어 띄워 경제 부동산 안보 등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