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폭염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전력예비율이 일시적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다음 주에는 전력수급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어서 ‘전력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력 공급예비력은 9644MW이며 전력 공급예비율은 10.85%를 기록하고 있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공급예비력을 최대전력수요로 나눈 값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전력 공급예비율은 대체로 10~11%대를 기록했으며, 오후 4시30분쯤 9.9%로 급락하며 일시적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번주 전력 공급 상황은 비교적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는 공급예비력이 상한전망인 5.5GW보다 떨어질 경우 전력수급경보를 발령하고 있으나, 5.5GW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공급예비율이 일시적으로 10% 밑으로 떨어진 14일도 전력수요관리(DR)를 발동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DR은 기업 등 대용량 전력 사용자로하여금 피크 시간에 전기 사용을 줄이는 대신 보상하는 수요관리 정책이다.
다만 다음 주 폭염이 더욱 거세지며 전력 사용량이 늘어 전력수급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 오르는 곳이 많고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낮 기온이 30~35℃의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이상고온 등이 나타나면 7월 넷째 주에 전력예비력이 상한전망처럼 5.5GW 밑으로 떨어져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은 2013년 8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통상 7월 넷째주와 8월 둘째주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상상황이 발생할 시 DR 발동, ESS(전력저장장치) 활용, 국민 대상 행동지침 안내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도 “수급 상황실을 운영하며 모니터링을 상시 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통해 올 여름 전력예비력이 이달 넷째주에 가장 낮아져 4.0∼7.9GW(상한전망∼기준전망, 예비율 4.2∼8.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기준전망은 72시간 평균 기온을 29.4℃로, 상한전망은 30.2℃를 각각 적용한 것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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