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vs “시기상조”… ‘5G SA상용화’ 노선 갈린 이통사

입력 2021-07-16 04:05
KT 직원이 15일 5G SA를 적용한 갤럭시 S20을 이용하고 있다. SA는 5G망만 단독 사용해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비단독모드(NSA)에 비해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고 반응속도가 빠르다. KT 제공

KT가 국내 이동통신사 3사 중 최초로 5G 이동통신망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SA(Standalone)를 상용화 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 SA가 시기상조라고 반발하고 나서 이통사 간 논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KT는 15일 5G SA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SA는 데이터와 제어 신호를 모두 5G망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3사가 사용해온 5G 비단독모드(NSA·Non-Standalone)는 데이터 처리엔 5G, 제어 신호 처리엔 LTE를 활용했다. 5G 음영지역에선 기존과 마찬가지로 LTE가 적용된다.

KT는 SA를 삼성 갤럭시S20, S20 플러스(+), S20 울트라 등 3개 단말기에 우선 적용한 후 확대해갈 예정이다. 이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SA를 적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이용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SA는 NSA 방식보다 반응속도가 빠르고 배터리 소모가 적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갤럭시S20+ 단말로 SA와 NSA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시험한 결과 SA가 NSA보다 최대 1시간 6분(8.8%)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었다고 KT는 설명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섣부른 도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SA의 현재 기술력으론 NSA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서 ‘5G 품질논란’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A의 현재 이론상 최대 속도는 1.5Gbps로, 2Gbps대인 NSA보다 느리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SA 기술로는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큰 유익이 없는데 서둘러 도입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5G 관련 집단소송도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5G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같은 업계 입장에서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KT는 이론상 최대 속도는 실험실에서 측정한 것일 뿐 실제 사용 환경에서 소비자가 속도 저하를 느끼진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KT 관계자는 “KT는 2019년 5G 상용화 초기부터 SA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준비해왔다”며 “속도와 품질 저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용화 첫날 SA를 이용해본 소비자들은 눈에 띄는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오전에 업데이트했는데 아직까지 속도 면에선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며 “배터리는 며칠 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이용자로서 배터리 이용 시간이 늘어나는 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