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열등감에 빠져 비참했던 인생… 부활 복음으로 기쁨·설렘 가득

입력 2021-07-19 03:03

흥부네 집처럼 6남매가 북적거리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서로 원망하며 매일 싸웠고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부모의 품에 안겨본 적도, 칭찬을 받은 적도 없이 매일 잔소리를 들으며 주눅들어 살았지만 학교는 열심히 다녀 개근상은 항상 받았다. 하지만 공부를 못해 쌓이는 열등감과 비교의식은 성인이 돼서도 변하지 않았다. 전자제품회사 생산직 일을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무시당하는 것 같아 보험회사로 옮겼다. 그러나 유난히 교육을 많이 받는 직장이라 자기소개나 안내 연습을 위해 마이크만 잡으면 떨려 제대로 말도 못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은 마음으로 깔아뭉개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 남다른 연민을 가졌다.

그러다 어머니가 갑자기 입원했다. 입원실에서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자매가 위독한 할머니께 복음을 전해 예수님을 영접시키는 모습을 보고 자매와 만나기 시작했다. 자매는 종일 내 말을 들어주며 마음을 함께해 주었고, 내 마음이 활짝 열려 한마음교회에 따라 나갔다. 그런데 말씀을 듣고 삶에 적용한 간증을 나누는 성도들 모습을 보니 여전히 열등감이 느껴졌다. 어느 날 교제 중에 자매가 내 손을 꼭 잡아주는 것마저 ‘나이도 어린 것이 어디서…’ 하며 말씀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금 들었던 말씀도 다 날아갔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가운데 말씀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고 예수님의 부활을 알게 되며 주인으로 고백까지 했다. 그러나 구원의 확신은 없고 지옥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 어떻게든 해결받아야겠다.’ 절박한 마음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때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이라.’ ‘사망을 영원히 멸하실 것이라 주 여호와께서 모든 얼굴에서 눈물을 씻기시며 그 백성의 수치를 온 천하에서 제하시리라.’ 두 말씀이 반복적으로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드디어 성령께서 예수님의 부활은 성경의 예언대로 이뤄진 사실이라는 것을 선명하게 비춰주셨다. 예수님은 구약의 예언을 다 이루신 메시아,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정확히 알게 되자 어둠이 한 순간에 걷히며 기쁨의 찬양이 흘러 나왔고, 그렇게 간절했던 천국에 대한 확신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내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앞에서 ‘나를 무시하는데 자존심 상해 참을 수 없어요’ 하며 분통을 터뜨렸던 마귀와 같은 내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내 마음 중심에 나만을 위한 왕국을 건설하고 분 내고 판단정죄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로 영접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나는 전능자가 생명과 바꿀 만큼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평생 잡혀 있던 열등감에서도 한순간에 해방됐다.

내 주위에 살려야 할 귀한 영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원망과 잔소리만 한다며 싫어했던 어머니였는데,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와 6명의 자녀를 기르느라 얼마나 그 짐이 무거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엄마, 많이 죄송하고 사랑해요’ 하고 안아드렸더니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도 나를 꼭 안아주었다.

나밖에 몰라 열등감의 독방에서 비참한 인생을 살던 나를 부활의 복음으로 일으켜 세워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멀고 막연한 날의 천국을 생각하는 자가 아니라 설렘과 기쁨 가운데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로 살아갈 것이다.

김은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