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프로야구 KBO리그를 중단시킨 NC 다이노스 선수 3명 중 내야수 박석민(36)이 사과했다. 내야수 박민우(28)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박석민은 14일 NC 구단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큰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를 포함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을 연고로 둔 NC 선수단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6연전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밤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 묵었다.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초 확진자는 선수단 내부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지정 병원에서 NC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2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튿날인 10일 NC 선수단에서 1명, 두산 선수단에서 2명이 추가 확진됐다. 두산은 6~7일 NC와 2연전을 치른 뒤였다.
호텔은 일반 투숙객의 왕래도 많아 언제든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각에선 NC 선수들이 유흥업 종사자를 객실로 불러 술판을 벌였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박석민은 박민우, 외야수 이명기(34) 권희동(31)과 모여 야식을 먹던 중 같은 숙박시설에 투숙한 지인 2명과 음주한 사실을 인정했다. 총 6명이 룸서비스로 주문한 치킨과 맥주 3병, 편의점에서 구입한 맥주 4캔을 나눠 마셨지만,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석민은 “지인에게 ‘동생들과 함께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를 나누자’고 했다. 지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분으로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다고 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이 앞섰다. 방심했다. 정말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KBO리그는 이미 박석민 등 NC 선수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중단된 상태다. KBO는 올림픽 브레이크(7월 19일~8월 9일) 이전인 13~18일에 편성했던 리그 30경기를 취소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엔트리에 올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박민우는 일행 중 유일하게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과 손가락 부상 등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황순현 NC 구단 대표는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KBO리그 진행이 중단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한다”며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NC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했다.
서울 강남구는 박석민 등 확진자 5명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강남구는 선수 3명과 지인 2명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일부 동선을 누락하는 등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오 기자 권중혁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