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갖은 방해 공작을 딛고 독일 뮌헨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한국과 일본, 독일 문화예술가단체 ‘아트5’는 오는 21일부터 9월 15일까지 약 두 달간 뮌헨 슈퍼+센터코트와 플랫폼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과 일본 작가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에는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전시관 근처를 지나가는 이들은 24시간 소녀상과 마주할 수 있다.
그동안 일본 측은 독일 내 소녀상 전시를 막기 위한 방해 공작을 지속해 왔다. 뮌헨시와 바이에른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 등 후원단체에 만남을 요청하면서 소녀상 전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시 실무진에겐 한·일 관계에 관여하지 말라는 이메일이 수십통씩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측은 지난 4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독일 드레스덴 공공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로비에 나선 바 있다.
주최 측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전시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유재현 ‘아트5’ 대표는 “현재 정치의 주소지에 따라 표현의 자유도 갈린다”며 “이게 독일과 일본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레나 폰 게이소 큐레이터는 “독일에서는 역사를 소화할 때 모범적으로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며 “이번 전시 중 토론을 열어 평화의 소녀상이 상징하는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에 대해 짚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또다시 소녀상 전시를 막기 위한 극우세력의 협박이 발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6∼18일 소녀상 전시가 예정된 오사카 전시장 ‘엘 오사카’에 “(전시회를) 개최하면 전시 시설 파괴, 인적 공격을 포함한 실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문이 배달됐다. 지난 6일에도 나고야에서 현지 시민단체가 소녀상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었으나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든 우편물이 협박문과 함께 배달되면서 전시가 중단됐다. 도쿄에서는 우익세력의 방해 끝에 시설 관리자 측이 장소 제공 의사를 번복해 소녀상 전시가 연기된 바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