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테리어 업체 한샘, 사모펀드 IMM PE에 팔린다

입력 2021-07-15 04:07
한샘 제공

국내 1위 종합 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주인이 국내 사모펀드(PEF)로 바뀐다.

한샘은 14일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기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조 명예회장이 15.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30.21%다.

한샘과 IMM PE가 실사를 거친 후 하반기 중에 본계약을 체결하면 한샘 대주주는 IMM PE로 바뀌게 된다. 한샘은 “IMM PE가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며 “최종 매매대금과 구체적인 매매 조건은 실사 이후 추후 확정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샘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22만원 수준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온라인 가구 플랫폼 기업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36.24%를 보유중이다. 한샘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에선 이번 매각을 두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지분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회사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킬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은 평소 “적임자가 아니면 누구에게도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 명예회장 슬하에는 4남매가 있지만 외아들은 2012년 사망했다. 세 자매는 경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이 한 단계 진일보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드는 데도 일조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샘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경영 원칙을 1994년부터 고수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경영권 매각 이후 공익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2012년 재단법인 태재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과 국내외 학술 연구비 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매각이 성사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샘은 2년 전에도 칼라일, MBK파트너스, CJ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협상에 실패했다.

이번 매각 추진은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한샘은 전 거래일 대비 2만9000원(24.68%)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