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롯데백화점 경기 동탄점 공사현장.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위치한 동탄점은 다음달 20일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였다.
현장 관계자는 “고객의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면서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다음달 20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오픈한다. 2014년 수원점 이후 7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동탄점은 인근 10㎞ 이내 경제 인구가 126만명에 달하는 신도시에 오픈하는 만큼 경기도 최대 규모(연면적 24만5986㎡)를 자랑한다. 지하 2층, 지상 8층으로 된 건물 옆으로는 동탄역과 연결된 야외 스트리트몰이 자리하고 있다. 동탄1신도시와 2신도시를 오가기 위해선 이곳을 반드시 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야외 스트리트몰에 들어서자 양옆 유리창 넘어 매장이 펼쳐졌다. 1층에 입점 예정인 명품 매장은 백화점 외부에서도 바로 출입할 수 있다. 맞은 편에는 인기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동탄점은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과 백화점이 하이브리드된 몰형 백화점을 지향한다”며 “창문도 없는 기존 백화점과는 달리 오픈된 공간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3층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야외 테라스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그 옆으로는 부모들이 쉴 수 있는 테이블이 놓일 예정이다. 동탄신도시의 30~40대 젊은 가족 단위 손님을 겨냥해 가족 친화적인 공간 구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고객이 많은 만큼 코로나19 방역 관리에도 힘을 줬다. 엘리베이터는 손으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는 소독기가 달린다. 또 천장에 부착된 센서가 자동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로봇이 비대면 안내를 도와주게 된다.
백화점 건물로 들어서면 18m의 높은 층고가 뻥 뚫린 느낌을 줬다. 특히 백화점 천장 채광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와 야외 스트리트몰에서 느낀 기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여유 공간을 많이 두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빽빽하게 물건을 진열한다는 롯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런 빈 공간 곳곳에는 60여점의 미술 작품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물 외관에도 미디어아트를 위해 상하로 움직이는 전광판을 설치 중이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무엇을 많이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을 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경험으로 고객들에게 백화점에 와야 할 이유를 마련해준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이 실내 정원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동탄점은 곳곳에 공원 조성이 잘 되어있는 신도시 특성을 감안해 그 이유를 ‘아트’에서 찾았다.
현장 관계자는 “백화점 전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