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500명 안팎… “위중증 급증 대비 경증 재택치료 확대”

입력 2021-07-14 00:01
13일 오전 서울 중구 코로나19 서울역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또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젊은 경증 환자가 많아 아직 중환자 병상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하루 확진자가 1500명 안팎으로 4차 유행이 거세 중증 환자 누적치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늘어나는 중증 환자에 대비하기 위해선 경증 환자의 재택치료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3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1440명 발생해 역대 최다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종전까진 지난 9일 1378명(10일 발표)이 가장 많았다. 서울도 61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자정까지 3시간을 남긴 상태에서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은 검사 건수가 줄어든 ‘주말 효과’가 끝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567병상(전체의 70%)이었다. 여유 병상 숫자만 보면 문제가 없으나 확진자의 베이스라인(기준선)이 1000명을 웃돌기 때문에 중증 환자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행이 정점에 이르면서 하루 1500~2000명씩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이 되면 의료체계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병상에 여유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코로나19 환자는 보통 열흘에서 보름간 입원하는데 입원 환자가 계속 쌓이면 갈 데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젊은 확진자가 많다 해도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위중증 환자도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헝가리에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한 이들이 해외예방접종 격리면제자 및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자 스티커가 붙은 여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방역 강화 방침에 따라 오는 15일부터는 내국인도 PCR검사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입국할 수 없게 된다. 연합뉴스

중환자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입국 교민 중에서도 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온 확진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해외입국 확진자 중 인도네시아 입국자는 17명이었다. 지난 9일에는 36명이 확진자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교민 중 일부는 중증으로 악화됐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도네시아 교민, 주재원 중 현지에서 제대로 치료를 못 받은 상태로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우리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현재 4명이 위중증 상태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2명은 상태가 위중해 각각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와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고 나머지 2명도 불안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더 많은 해외 교민이 위중증 상태에서 입국할 경우 국내 중환자 병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이 병상 확보에 노력 중이지만 유행이 워낙 심각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 늘어날 위중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재택치료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재택치료는 경증 확진자가 집에서 머물되 의료인이 하루 한두 번 이상 전화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상태가 악화되면 병원으로 이송한다. 현재 만 12세 이하 소아가 감염됐거나 부모가 감염돼 돌봄이 필요한 경우 재택치료를 허용하는데 이를 무증상 1인 가구 경증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