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에게 금품 등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소환조사를 받은 현직 검사는 건네받은 현금이 중고차 매매 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3일 이 전 위원을 소환해 약 8시간가량 조사했다. 116억원대 선동오징어(배에서 급랭한 오징어) 사업 사기 혐의로 구속 중인 김씨는 경찰과 면담 도중 이 전 위원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등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맡다 지난달 20일 사퇴했다.
이 전 위원은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중고 골프채를 빌린 뒤 집 창고에 보관했을 뿐이다. 풀 세트를 선물로 받은 바 없다”며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또 “여권, 정권 쪽 사람이 찾아온 적은 있다. 와이(Y·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추정)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회유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해당 인사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결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11일에는 김씨로부터 고가의 시계와 자녀 학원비, 현금 등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이후 부부장 검사로 강등)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검사 측은 김씨가 차량 거래에도 밝다고 생각해 자신이 타던 중고차 판매를 맡겼고, 이 대금으로 500만원을 계좌 이체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검사는 학원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 딸이 연예인 지망생인 것을 안 김씨가 “연예기획사 투자도 받았다. 나한테 맡기라”며 연습생으로 받아줬을 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 검사 측은 시계를 받은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도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박장군 오주환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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