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된 대규모 폭동으로 현지 LG전자 공장이 약탈·전소되고, 삼성 물류창고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 산업단지에 위치한 LG 공장에 이날 새벽 무장 폭도들이 습격해 전자제품과 장비, 자재를 약탈했고 오후에는 다시 공장에 방화까지 일어나 전소됐다.
이 사업장은 생산라인 1개를 두고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에 판매해 왔다. LG 관계자는 “근무인원은 약 100명으로 파악된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소된 LG 공장은 초기 투자만 2000만 달러(230억원) 규모이고,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의 연간 생산 규모는 5000만 달러(573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창고에 보관 중이던 완제품과 자재까지 약탈당하고 설비가 불타면서 손실액만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시위의 주요 발생지인 동남부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에서도 약탈이 자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곳은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워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가발·인쇄 공장 등 교민 사업체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자신의 부패혐의 조사를 위해 사법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헌법재판소의 명령을 거부하다가 구금됐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그가 정치적 이유로 구금됐다고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32명이 사망했다.
정우진 양한주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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