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형, 국내 변이 주종됐다… 일주일새 5배 폭발적 증가세

입력 2021-07-14 04:06
12일 서울 마포구 홍익문화공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알파(영국)형을 밀어내고 국내에서 가장 우세한 코로나19 변이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만 따지면 1주 만에 5배 급증했다. 통계 반영 시차를 고려하면 우점종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4~10일 총 536명의 주요 변이 바이러스 4종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13일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몇 명이나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검사받았는지 의미하는 분석률은 16.5%, 그중 실제로 변이에 확진됐는지를 나타내는 검출률은 36.9%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전파 확률과 입원 가능성을 모두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델타형 변이 확산세가 압도적이었다. 지난주 확진자가 374명 늘어 같은 기간 162명이 확진된 알파형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우세한 변이로 등극했다. 해외 유입 사례를 빼고 국내 감염자 수만 따졌을 땐 증가 폭이 더 컸다. 직전 주엔 52명만 국내 감염자였는데 이 수가 250명까지 뛰었다.

일각에서 변이 확진 수를 낮추기 위해 분석률을 낮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정부는 이를 일축했다. 신규 확진 사례의 15% 안팎을 꾸준히 분석하고 있고,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5~10%를 웃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전체 확진자 수가 늘며 4차 대유행 전보다 분석률이 소폭 떨어졌을 수는 있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아울러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15일부터 선별적 유전자증폭(PCR) 분석법을 시범적용키로 했다. 각 시도에서 1차로 델타 변이 감염 여부를 추정한 다음 질병관리청이 최종 확정하는 방식이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1팀장은 “(분석률) 15%로도 여러 변이의 동향을 파악하기에 충분하지만 이 수치를 향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 추세라면 다음 달쯤 델타형 변이가 우점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유행에서 해당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으나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차를 감안하면 더욱 확산됐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통상 1주일 안팎 걸리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델타형 변이의 검출률이 매주 2배씩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미 우점종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처음 보고된 후 남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해외 29개국으로 퍼진 ‘람다형’ 변이는 아직 국내에서 관측되지 않았다. 김 팀장은 “현재 사용되는 백신과 치료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다는 일부 연구는 있다”면서도 “근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