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갇힌 한반도… 내주 차원이 다른 폭염 온다

입력 2021-07-14 04:05

7월에 찾아온 ‘지각 장마’가 주말을 지나며 차츰 약해지면서 폭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3일 브리핑에서 “오는 18∼19일쯤 한 차례 비가 온 뒤 20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해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에서는 전날 밤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이어지면 폭염,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로 본다. 올해 서울의 열대야는 지난해(8월 4일)보다 23일이나 앞서 나타난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의 무더위에 대해 “일사 효과로 지표면이 가열된 영향에 더해 한반도 서쪽에서 회전하는 저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기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서쪽을 중심으로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다만 오는 17일쯤 서쪽 저기압이 약해지면서 더위도 잠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폭염은 20일쯤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 종료 시점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직 한반도는 여전히 장마전선의 영향에 놓여 있는 상태지만 20일쯤에는 정체전선이 물러나는 자리에 거대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뜨거운 공기가 들어선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돔 현상(Heat Dome)으로 인해 다음 주에는 이번 주 무더위와는 차원이 다른 폭염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열돔 현상은 대기 상층부에 발달한 고기압이 멈춰선 상태에서 중층부의 더운 공기를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이다.

다만 올여름에도 기록적인 무더위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한반도가 가장 뜨거웠던 해는 2018년으로 폭염 일수가 31일에 달했다. 1973년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8년 폭염은 열돔 현상에 뜨거운 열기까지 장기간 쌓였던 결과”라면서 “올해도 관건은 대기 상층부에 열기가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