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보릿고개’ 벌써 두번째… 11월 집단면역 경고등

입력 2021-07-13 04:03

만 55~59세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백신 부족으로 접수 개시 약 15시간 만에 중단됐다. 백신 부족으로 예방접종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차 접종이 중단되다시피 하는 ‘백신 보릿고개’도 되풀이돼 당초 목표대로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만 55~59세의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12일 밝혔다. 당초 이 연령대 사전예약은 이날 0시부터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정부가 확보한 모더나 백신 물량이 빠듯한 게 이유였다. 이날 기준 모더나 백신 잔여량은 80만7300회분이다. 접종예정자는 만 55~59세 352만4000명,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접종을 미뤘던 만 60~74세 약 10만명으로 잔여량을 훌쩍 넘긴다.

당장 확보 물량은 적지만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접종을 이어가면서 백신을 추가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커진 영향으로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예약자 185만명이 몰렸고, 백신 물량을 고려해 예약이 조기 마감됐다. 방대본은 19~24일 추가 예약을 실시할 예정인데 추가 예약자의 접종은 다음 달 2일 시작할 계획이다.

예약을 기다리던 이들 사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규모 인원에 대한 접종 준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백신 예약 시스템마저 이날 새벽 3시쯤 예약자 80만명이 동시접속하는 바람에 4시간 이상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건 처음이 아니다. 첫 1차 접종률 정체기는 지난 5월 9일부터 27일까지 3주에 조금 못 미치게 이어졌다. 하루 10만~20만명이 접종하던 4월 말에 비해 5월 접종률 상승세는 눈에 띄게 꺾였다. 1차 접종이 일시 중단된 5월 9일 신규 접종자가 1만1931명에 그치더니 11~20일은 1만명 안팎에서 맴돌았다.

접종률은 만 65~74세 접종이 시작된 5월 27일부터 급상승했다. 이날 하루에만 71만1194명이 백신을 맞았고 만 60~64세 접종이 시작된 7일에는 신규 접종자가 85만5642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부터 두 번째 정체기가 왔다. 지난달 22일 2만231명이 새로 백신을 맞는 데 그치더니 지난 1일 1만4233명, 9일 3만7215명으로 증가폭이 더디다.

되풀이되는 접종 공백이 집단면역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접종하고 3~4주가 (항체 형성이) 피크다. 그 시기가 지나면 항체 능력이 계속 떨어진다”며 “백신 수급 문제가 계속되면 올가을, 겨울도 집단면역이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의 유행이 계속되면 다음 달 중순 최다 2331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유행 통제에 성공하면 다음 달 말 하루 확진자 규모를 600명대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