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번째 코로나 사과 “짧고 굵게 끝내겠다”거듭 강조

입력 2021-07-13 04:03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본격 적용된 12일 “또다시 국민들께 참고 견뎌내자고 당부드려 대단히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짧고 굵게 끝내겠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거리두기 4단계 국면을 조기에 종식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시 막막해진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마스크 대란과 8월 광복절 집회에 따른 거리두기 2단계 격상, 12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국면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들이 영업 제한으로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선 손실보상법과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최대한 보상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를 돌파하고 있는 현 상황을 ‘코로나 유입 이래 최대 고비’로 규정하며 회의 모두발언에서 ‘짧고 굵게’라는 표현을 4차례나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대해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일상 복귀를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을 위해 4단계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겠다. 기필코 상황을 반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통해 들여온 화이자 백신(70만회분)을 13일부터 수도권 버스·택시·교육 종사자에게 우선 접종하겠다고 했다. 또 국민들을 향해서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휴가 기간도 최대한 분산해 달라”고 했다.

회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자리했다. 오 시장은 청년층 조기 접종을 위한 백신 100만회분 추가 배정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수도권에 백신 물량을 더 지원해 달라고 했다. 오 시장과 이 지사는 자가치료 확대도 건의했다.

야권으로부터 방역실패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기모란 방역기획관도 회의에 자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상황은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요인이 결합되어 일어난 것”이라며 “기 기획관은 청와대와 방역당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했다. 기 기획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