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중복 청약 가능… ‘카카오페이’ 100% 균등 배정

입력 2021-07-13 20:27
사진=게티이미지

‘7월 말 8월 초’에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몰리며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일반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의 희망 공모 최고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총 55조원에 달해 이 기간 국내 자산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펀드 자산 일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에도 올해 들어 4조원 가까이 유입되는 등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우선 상반기 공모주 시장을 달궜던 중복 청약은 크래프톤(청약일 8월 2~3일)에서만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되기 전인 지난 6월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IPO를 진행하는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모두 청약을 넣으면 균등 배정 몫의 공모주를 획득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균등 배정이란 일반 청약 물량 중 50% 가량을 최소 증거금을 납입한 청약자 수로 나눠 우선 지급하는 이른바 ‘N분의 1’ 방식이다.

한 사람이 여러 건의 청약을 넣을 수 있는 만큼 경쟁률은 ‘뻥튀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증권사별 균등 배정 물량보다 일반 청약 건수가 많을 경우 공모주 추첨으로 전환된다. 청약 첫날부터 경쟁률이 높게 나오면 마지막날 마감 시간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어야 할 수도 있다. 크래프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된 일반 청약 물량은 79만~95만주, NH투자증권 71만~86만주, 삼성증권 64만~77만주 가량이다.

다만 크래프톤은 상대적으로 희망 공모가가 높아(40만~49만8000원), 청약 최소증거금이 200만~249만원으로 만만찮다. 증권사 세 곳에 모두 청약을 넣으려면 최소 600만~747만원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청약일 7월 26~27일)와 카카오페이(8월 4~5일)는 중복 청약이 불가하다. 청약을 진행하는 증권사들 가운데 한 곳의 계좌만 개설돼 있으면 된다. 이에 따라 상반기 대어급 IPO 청약 당시보다 경쟁률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이례적으로 일반 청약 방식을 ‘100% 균등 배정’으로 결정했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개인투자자가 공모주 받을 기회를 넓히기 위해 균등 배정 방식을 도입한 이후 대부분 일반 물량의 50%는 균등 배정, 나머지 50%는 증거금 액수에 따른 비례 배정을 적용했었다.

다시 말해 최소 증거금(63만~96만원)을 납입한 청약자나, 1억원을 넣는 청약자나 똑같은 수의 공모주를 받는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일반 청약 물량은 425만~510만주다.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모으긴 어렵겠지만, 소액 투자자들의 대거 유입은 기대해볼 만하다. 카카오페이 청약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에서 진행되고, 일반 청약 물량은 각각 270만~324만주, 154만~185만주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균등 배정 50%, 비례 배정 50%를 적용한다. KB증권(일반 청약 물량 881만~1057만주), 한국투자증권(597만~717만주), 하나금융투자(94만~113만주), 현대차증권(62만~75만주)에서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최소 청약 증거금은 16만5000원~19만5000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대어들이 줄줄이 출전하면서 공모주 펀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4일 이후) 공모주 펀드 130여개에는 3조8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공모주 펀드란 펀드 자산의 일부분을 공모주에 간접 투자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개인이 직접 자금을 끌어모아 청약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공모주 펀드로는 크게 일반 공모주 펀드와 하이일드 펀드, 코스닥벤처펀드가 꼽힌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GB레인보우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 혼합)’을 출시했다. 국고채와 통안채 등 우량 채권 외에도 IPO 투자, 스팩(SPAC) 투자를 통한 수익을 추구한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IPO 열풍으로 인한 공모 가격의 고평가 논란이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하반기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가치가 조 단위인 곳이 줄줄이 상장될 예정인 만큼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 전망은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출시를 결정한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는 데 부담 느끼는 투자자에게 펀드는 하나의 대안”이라며 “중복 청약 금지로 공모주 펀드를 찾는 고객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NK자산운용은 공모주 펀드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자사 대표 공모주 펀드인 ‘BNK스팩&공모주30증권투자신탁1호(채권혼합)’의 운용 규모가 적정 수준에 이르자 ‘소프트 클로징(잠정 판매중단)’까지 단행한 바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을 자산의 45%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본질적으로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