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구직(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 6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년 새 60%나 급증했다. 이달부터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까지 확산하고 있어 고용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노동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944억원으로 5개월 연속 1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급자는 69만3000명이었고 신규 신청자는 9만1000명이었다. 상반기 실업급여 지급액은 모두 6조4843억원으로 역대 최고다. 6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새 직장을 못 구해 실업급여를 장기간(최대 9개월) 지속해서 받거나 반복 수급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실업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5조5335억원)와 비교하면 17.2%(9508억원) 늘었고, 2019년 상반기(4조567억원)와 비교하면 59.8%(2조4276억원) 증가했다. 상반기에 올해 관련 예산(11조3486억원)의 57.1%를 소진한 상태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상반기 실업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 규모지만 2019년 10월 이후 실업급여 지급액과 기간이 확대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실업급여 급증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고용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46만2000명이 늘었고 5개월 연속 증가 폭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김 실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수출 확대로 제조업 고용이 나아졌고 사업지원과 비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난이 가장 심각한 30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 폭이 좁혀지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용 충격이 얼마나 더 커질지 가늠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주요 피해 업종으로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업 등 대면 서비스업을 손꼽았다.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임시일용직과 영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김 실장은 “4차 대유행 확산에 대비해 고용유지지원금과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등 모든 고용 대책을 열어 놓고 적용 강화 방안을 고민하겠다”면서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9월 고용 지표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