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격수업? 지긋지긋하네요” 교사도, 학부모도 한숨

입력 2021-07-13 00:02
경기도 지역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12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홀로 노트북을 바라보며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실에 있는 TV 모니터에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돼 어린이집이 휴원하고, 학교·유치원 역시 2주간 원격수업에 들어가자 학부모와 교사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경기도 한 지역의 맘카페에는 긴급보육을 신청하려니 눈치 보인다는 글이 올라왔다.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으면 긴급보육을 신청할 수 있으나 가급적 어린이집 이용을 최소화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라는 글쓴이는 “친정엄마가 아이의 등·하원만 해주고 계신다”며 “친정엄마에게 22개월 된 아들을 2주 내내 맡길 수 없어 긴급보육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어린이집에서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적었다.

흔쾌히 긴급보육을 받아주는 경우 돌봐줄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든다. 감염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구모(34)씨는 “맞벌이 상황에서 긴급보육 제도라도 있어 한시름 덜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와중에 아이를 단체 생활을 하도록 두는 게 맞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살펴봐야 하는 교사와 학부모들도 난감하다. 이날부터 경기·인천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여름방학 전까지 한시적 원격 수업을 시작하면서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김모씨는 전날 부랴부랴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김씨는 “원격수업이 시행되지만 긴급돌봄으로 학급 정원 3분의 1 수준인 8명이 등교한다”며 “교실에 있는 8명의 수업을 챙기면서 동시에 줌으로 접속한 학생들까지 함께 수업을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14일 서울 지역 학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 교육 현장의 불만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격수업 전환 방침이 뒤늦게 정해지면서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도 한 지역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는 “수업 형식에 관한 알림장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며 “지난해 12월처럼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겨울방학이 시작됐던 것처럼 혼란이 반복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2학기 전면등교 기대감이 컸기에 아쉬움이 더욱 큰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학부모 A씨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아이가 전면 등교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또 집에서 원격수업을 챙겨야 한다니 괴롭다”고 했다. 2학기까지 원격수업이 이뤄질 경우 학습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장군 이형민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