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을 거예요, 중국!… 테슬라, 4천만원대 SUV 발매

입력 2021-07-13 00:05
테슬라 모델Y. 테슬라코리아 제공

전기차 시대를 이끈 테슬라가 프리미엄 지위를 내려놓고 중국에 ‘저가(低價)형’ 모델을 팔기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주도권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더욱 저렴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각형 배터리. CATL 제공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올해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SUV 모델Y 스탠다드레인지를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면 가격은 4만2588달러(4877만원)부터 시작한다. 상위 사양인 모델Y 롱레인지보다 20% 저렴하다.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 이면에는 시장 점유율을 두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중국 규제당국이 테슬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데다 현지 저가형 전기차 업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제조한 모델3와 모델Y의 판매대수(수출용 포함)는 지난달 3만3155대로 전달(3만3463대)보다 감소했다.


테슬라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취한 전략은 모델Y에 중국 배터리업체 CALT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다. 테슬라는 모델이나 사양에 따라 LFP 배터리와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를 병행 사용하고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인 니오를 포함한 훙광미니EV, 비야디(BYD)의 한 등도 LFP 배터리가 들어간 덕에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다.

LFP 배터리에는 저렴한 철과 인이 양극재로 들어간다. 고가의 코발트나 니켈, 망간이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LFP 배터리는 특성상 많은 주행 거리 확보는 어렵지만 가격경쟁력에서 절대 우위가 있다. 최근에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추세다. 결국 테슬라가 CATL을 선택한 것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배터리데이에서 “2만5000달러(2863만원) 수준의 테슬라 차량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바와 맥락을 같이 하는 셈이다.

스텔란티스가 공개한 4가지 전기차 플랫폼. 스텔란티스 제공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대량 양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절실함이 묻어 있는 것이다. 세계 4위 완성차 브랜드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양산에 약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가 보유한 14개 브랜드 모두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려면 이들 수요에 걸맞은 배터리가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공급될 필요가 있어서다.

스텔란티스는 저렴한 철과 망간을 주요 양극재로 하는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비용은 현재의 40%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도 고가의 양극재 소재를 줄이는 방식으로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애플은 CATL, BYD와 배터리 공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