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면역 최대 10배↑”… 이스라엘, 취약층에 접종 추진

입력 2021-07-13 04:05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시 면역 수준이 최대 10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 접종률 최상위권 국가인 이스라엘은 면역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키로 했다.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따른 긴급조치다.

니트잔 호로위츠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더라도 장기 이식 환자나 면역 체계가 약한 성인은 즉시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다”며 “전체 인구에 대해서 부스터샷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스터샷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세 번째 추가 접종을 뜻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예방접종 비율이 57.3%로 접종률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 한 달 전 하루 10명대를 기록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일주일 평균 기준 452명까지 증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앞서 화이자는 미 보건당국에 8월 중 백신 부스터샷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 측은 내부 임상시험 결과와 세계 각국의 보고를 바탕으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이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근거로 접종 후 면역력이 약해지는 6~12개월 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화이자 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해 매우 효과적이지만 6개월이 지나면 항체가 줄어들면서 재감염 위험이 있다”며 “자체 연구 결과 부스터샷 접종 시 2회 접종 직후보다 면역 수준이 5배에서 10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부스터샷은 노년층에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FDA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화이자의 부스터샷 관련 발표에 “현재로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거리를 뒀다. 미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며 “정부가 추가 접종을 권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접종 가능성 자체에 대해선 배제하지 않았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백신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타당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연령, 기초적인 의학적 상태 등 요인에 근거해 언젠가 부스터샷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부스터샷 접종이 허가되면 백신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화이자는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화이자는 올해 30억회 투여분, 내년 40억회분을 각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