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공무원 회식’ 사라진 세종, 겉은 1단계… 속은 死단계

입력 2021-07-13 04:06

새 거리두기 시행으로 ‘회식 특수’를 맞이해 ‘업’됐던 세종 관가 분위기가 불과 열흘 만에 다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서고 있고, 12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셧다운’ 조치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세종시는 최근 일주일간 최소 0명, 최대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 청정지대’다. 다른 시·도와 비교했을 때 확진자 수가 현저하게 적다. 이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도 1단계에 머무르는 중이다. 이 덕분인지 지난 열흘간 세종시 식당가는 오랜만에 ‘회식 특수’를 누렸다. 특히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원 기준이 8인까지 완화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 지역의 특성상 수도권의 확산세를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세종시에 사는 공무원들이 서울에 있는 정부청사나 국회에 자주 왕래하는 문제가 있다. 또 서울에서 세종까지 매일 통근을 하거나, 본가는 서울에 둔 채 주중에만 세종에 거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세종에 사는 한 공무원은 “7월에 꽉 채웠던 저녁 약속을 대부분 취소하는 중”이라며 “서울을 자주 왕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리 세종이 ‘1단계’라고 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특정 부처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한 곳에 모여 근무하는 공무원 특성상 확진자 개인 한명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공무원은 “세종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서울의 확산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며 “세종시 확진자 수와는 별개로 공무원을 대상으로 회식·모임 자제령이 내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