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자 ‘개미(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원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변동장 이후 성공 경험이 개인들을 하락장에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게 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델타 변이 확산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한 이달 7~9일 개인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4조230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코스피가 가장 많이 떨어진 9일(-1.06%) 1조754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조1490억원, 기관은 2조930억원 순매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하락장 때마다 개인은 매수세로 대응했다. 1차 대유행 충격으로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지난해 3월 11~19일) 사상 최저치(1457.64)를 찍었을 때 개인은 4조2860억원을 사들였다. 2차 유행으로 단기 조정이 왔던 지난해 8월 14~20일에는 2조3840억원을 순매수했다. 3차 유행 때도 증시가 잠시 주춤하자(지난해 11월 30일, 코스피 1.59% 하락) 개인은 하루에 2조4330억원 사들였다.
다만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경우 수익률이 다소 부진하다. 올해 들어 개인이 25조5000억원 정도 순매수한 삼성전자의 올초(1월4일) 대비 12일 주가 상승률은 -3.97%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당 7만97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지난 8일 이후 7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순매수 2위인 SK하이닉스 상승률은 -4.76%, 3위 현대모비스는 -2.09%다. 반면 4위 카카오는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크게 올라 상승률이 104%에 달한다. 5위 현대차는 10.8%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이례적인 주식장이 매년 펼쳐지는 게 아닌 만큼 올해부터 실력 차이가 날 것”이라며 “실적에 기반을 둔 종목 선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 4차 유행이 주식시장에 끼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 확대 국면은 비중 확대의 기회일 수 있다”며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한 내수 소비와 서비스에 끼치는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제조업·수출주, 성장주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8.52포인트(0.89%) 상승한 3246.4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5.71포인트(0.55%) 오른 1034.64에 장을 마쳤다. 개인은 코스피·코스닥에서 800억원 가량, 외국인은 500억원 정도 순매도했고, 기관은 1700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1원 내린 달러당 1147.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