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유행은 지난 세 차례의 유행보다 더 길어질 전망이다.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채 이번 유행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직 정점이 오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불편함을 최소 4주는 감수해야 확진자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324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일 역대 최다 확진자 수를 기록한 전날(1378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다. 주말이라 검사 건수가 줄었는데도 54명 차이에 그쳤다.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확진자는 1020명으로 6일 연속 1000명을 넘겼다. 같은 시간 서울은 확진자가 393명 발생해 일요일(발표기준 월요일) 기준 역대 최다를 넘어섰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4차 유행은 전보다 더 길게 갈 것”이라며 “1차 접종률은 의미가 없고, 예방접종 완료율이 70%에 도달하는 11~12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앞선 코로나19 유행은 갈수록 더 길게 이어지고 확진자 감소세도 더디게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말 시작된 1차 유행은 3월 중순에 안정됐으나 같은 해 8월 발생한 2차 유행은 여파가 한 달가량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3차 유행은 12월 말 정점을 찍고 해가 바뀌어도 지속됐다. 4차 유행이 오기 전 거의 6개월간 확진자는 300~700명대를 오갔다. 사실상 3차 유행이 채 끝나기도 전에 4차 유행이 온 것이다.
엄 교수는 “확진자 증가세는 4주쯤 지나면 멈출 것”이라면서도 “만약 방역적 피로도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으면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주 후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더 많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500명 이하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델타 변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2배 빨리 전파되는데 현재 거리두기 4단계는 변이를 고려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직 4차 유행의 정점은 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정점은 유행을 거듭할수록 늦게 왔다. 지난 3차 유행은 정점을 찍을 때까지 한 달가량이 걸렸다. 1, 2차 유행 때 정점까지 약 2주, 10일 걸린 것과 비교하면 점진적으로 정점에 도달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확진자가 최대 2000명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