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주자 본경선 6명 구도로 재편… 경선연기론 재점화

입력 2021-07-12 04:05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두관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왼쪽부터)가 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9명으로 시작했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명으로 좁혀지면서 본경선의 총성이 울렸다. 주자 6명은 대선 후보가 가려지는 9월 5일까지 전력 질주를 하게 된다. 여전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권 내 ‘1강’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본경선 무대에서 나머지 주자들의 2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경선연기론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는 없다며 재차 못 박았지만, 이 지사를 제외한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11일 지난 사흘간 진행된 여론조사(일반 국민 50%, 당원 50%) 결과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8명의 예비경선 후보 중 하위 2명으로 집계, 컷오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이광재 의원은 일찌감치 정 전 총리와 단일화하며 예비경선 투표에서 제외됐다.

예비경선이 끝나자마자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일제히 경선연기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경선 연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전혀 경험 못 한 강력한 방역 조치”라며 “지도부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책임 있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선 현행 유지를 주장했던 추 전 장관과 박 의원도 경선연기를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전 장관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도 “이전에는 후보자 유불리가 아닌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 상황은 당헌·당규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했다.

경선연기론 재점화 여부와 함께 본경선에서 주자별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와 같이 ‘로키(low-key)’ 전략을 이어가면서도 구체적 공약을 통해 본인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의 특유의 ‘사이다’ 면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과거보다 안정감이 생겼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고 했다.

진중한 이미지인 이 전 대표는 점점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이 지사가 대선 후보 검증과 관련해 “가급적 본인의 문제로 한정해 무한 검증을 하는 게 맞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이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 가족의 위법 여부에 대해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전국 조직이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조직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전 대표 등 다른 주자와의 막판 단일화도 변수다.

‘2등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 때리기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추 전 장관이 1등인 이 지사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면서 2등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단일화엔 참여하지 않지만 사실상 ‘반이재명’ 전선에서 저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