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으로 시작했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명으로 좁혀지면서 본경선의 총성이 울렸다. 주자 6명은 대선 후보가 가려지는 9월 5일까지 전력 질주를 하게 된다. 여전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권 내 ‘1강’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본경선 무대에서 나머지 주자들의 2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경선연기론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는 없다며 재차 못 박았지만, 이 지사를 제외한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11일 지난 사흘간 진행된 여론조사(일반 국민 50%, 당원 50%) 결과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8명의 예비경선 후보 중 하위 2명으로 집계, 컷오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이광재 의원은 일찌감치 정 전 총리와 단일화하며 예비경선 투표에서 제외됐다.
예비경선이 끝나자마자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일제히 경선연기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경선 연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전혀 경험 못 한 강력한 방역 조치”라며 “지도부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책임 있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선 현행 유지를 주장했던 추 전 장관과 박 의원도 경선연기를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전 장관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도 “이전에는 후보자 유불리가 아닌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 상황은 당헌·당규보다 훨씬 높은 단계의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했다.
경선연기론 재점화 여부와 함께 본경선에서 주자별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와 같이 ‘로키(low-key)’ 전략을 이어가면서도 구체적 공약을 통해 본인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의 특유의 ‘사이다’ 면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과거보다 안정감이 생겼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고 했다.
진중한 이미지인 이 전 대표는 점점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이 지사가 대선 후보 검증과 관련해 “가급적 본인의 문제로 한정해 무한 검증을 하는 게 맞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이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 가족의 위법 여부에 대해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전국 조직이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조직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전 대표 등 다른 주자와의 막판 단일화도 변수다.
‘2등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 때리기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추 전 장관이 1등인 이 지사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면서 2등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단일화엔 참여하지 않지만 사실상 ‘반이재명’ 전선에서 저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