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지난 8일 개막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장르 영화제인 BIFAN은 오는 1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이상해도 괜찮아’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BIFAN은 15일까지 부천 일대에서 오프라인으로, 16일부터 18일까지는 온라인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진행되며 47개국 25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사진)다. 대만의 구파도 감독이 만든 세 번째 작품으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전생의 기억을 잊고 저승에 온 샤오룬(가진동)이 파트너 핑키(왕정)와 함께 이승 사람들에게 부부의 연을 맺어주던 중 우연히 전생의 연인 홍징칭(천옌시)을 보고 기억을 되찾으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구파도 감독은 데뷔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로 한국 영화팬들에게 익숙하다. 2017년 두 번째 작품인 호러 스릴러 ‘몬몬몬스터’는 제21회 BIFAN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최고의 화제작은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셔터’로 유명한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랑종’이다. 태국어로 무당을 뜻하는 ‘랑종’은 태국 무당 가문에 찾아온 악귀를 퇴마하는 과정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아냈다. 일반 관객에게 공개되는 건 BIFAN이 처음이다. 11일 반종 감독의 관객과 대화(GV) 및 해당 상영 회차가 26초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반종 감독은 GV에서 “제 영화가 해외에서 먼저 개봉하는 건 처음이다. 한국에서 먼저 상영해 큰 영광”이라며 “공포영화 제작에 따분함을 느꼈는데 제 아이돌인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보고 다시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현장 관람 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등 방역을 강화했다. 개막식 등이 열리고 축제 중 상영관으로 사용되는 부천시청 어울마당 좌석 500개 중 90개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 입구에선 발열 체크, 손 소독,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을 하고 워킹 스루 에어 샤워기를 거치게 했다.
부천=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