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99.7%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감염된 환자의 52%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였다.
미 CBS뉴스는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사례 대부분이 백신 미접종자 가운데 나왔고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 사례”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소 1회 접종률이 50% 미만인 아칸소, 네바다, 유타 등에서 감염과 입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전 국민의 55%가 최소 한 차례 백신을 접종했다. 문제는 지역별, 연령대별 편차다.
미 전체 50개주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한 지역은 26곳으로 절반이 넘는다. 코로나19 입원환자 비율은 17개주에서 늘었다. 플로리다는 입원율이 27%로 입원환자 대부분이 백신 미접종자라고 CBS는 설명했다. 환자 연령대가 이전보다 젊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타주 투엘의 마운틴 웨스트 병원 응급의학과 책임자 그렉 카드너 박사는 CBS에 “이번 감염자들은 겨울철 사례보다 훨씬 아파하고 있다”며 “(환자 중에) 백신 접종자는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보건 당국 관계자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은 팬데믹 이후의 자유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지만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상당한 감염과 입원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WP는 전했다. 빠른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을 양분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시시피주는 주민에게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도록 당부하면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30%에 그치는 켄터키주 루이빌은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가 전단 등을 동원해 백신 맞기 캠페인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은 델타 변이에 대한 저항성을 포함해 높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며 직접 백신 효과를 강조했다.
백신 접종자가 효과 지속을 위해 향후 추가접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백신 제조사와 미 당국 등의 설명이 다소 엇갈린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백신을 맞고 6개월이 지나면 혈액 내 항체가 감소해 재감염 위험이 있다”며 ‘부스터샷’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미 식품의약국(FDA)과 CDC는 “백신 완전 접종자에게 부스터샷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뉴욕 감염병 전문의 셀린 곤더 박사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면 델타 변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질병과 입원, 사망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받을 수 있다”고 CBS에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