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광주 북구 ‘예산 1조 시대’ 활짝… 주민 복지·편익에 올인

입력 2021-07-12 21:07
광주광역시 북구가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생활SOC 확충에 올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2일 북구종합체육관 착공식 모습. 광주시 제공

광주 북구는 2021년 7월 기초지방자치단체로는 보기드문 ‘시책일몰제’를 올해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구 살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복 사업을 찾아내 행정력과 예산을 절감하려는 시도다. 북구는 이를 위해 행사성·보조금 사업 302건을 이달말까지 집중 검증한다. 시책일몰제로 아낀 예산은 주민편익과 다양한 복리증진에 사용한다.

북구가 ‘예산 1조원 시대’ 개막과 함께 체육관 도서관·문화센터 등 생활SOC 확충에 행정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문화를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보육 의료 교통 문화 체육시설 등 일상생활 전체 영역에서 주민 편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국토지리정보원 ‘2019 국토모니터링 보고서’는 북구가 생활SOC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북구 체육시설은 국내 6대 광역시 중 인구 40만명 이상인 11개 자치구와 비교할 때 접근성·수혜 인구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문화시설 역시 광주문화예술회관 등 광주시가 관리 중인 운암 용봉권역 접근성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두암 신용 양산 등 다른 권역은 수혜 인구비율이 서구 광산구 등 광주 다른 자치구에 비교해 턱없이 낮았다.

열악한 도서관 사정도 이에 못지않았다. 2019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도서관 통계시스템’에 의하면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는 광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동구 3만2862명보다 7만6000여명이나 많은 10만8383명으로 파악됐다. 광주시 평균 6만3325명에 비해서도 크게 높았다.

이에 따라 북구는 주민들의 의견과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생활SOC 복합화 시설 관계 기관을 설득하고 집요하게 매달렸다. 그 결과 2020년 생활SOC 사업 예산으로는 특 광역시 자치구 중 최대 규모인 196억원의 국비를 따냈다. 올해까지 확보한 국비를 더하면 2년 동안 전국 240여 개 지자체 중 3번째로 많은 227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중앙부처·광주시 공모사업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북구는 지난 3년 동안 총 348회 수상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1321억원의 성과급(상(賞)사업비)과 특별교부세, 508억원의 특별교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처음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은 비결이다.

현재 북구가 추진 중인 생활SOC 관련 사업만 18곳에 총예산 규모로는 1282억원에 달한다. 1개 자치구로는 사례를 찾기 힘든 액수다. 민선 2~6기 16년 동안 확보한 563억원의 2배가 넘는 예산이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7개 특·광역시 69개 자치구 중 단연 선두권이다.

북구는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2019 한국 지방자치 경쟁력지수 평가에서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종합경쟁력과 경영성과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북구는 다양한 생활SOC가 지역 곳곳에 들어서게 되면 시설을 이용하는 인구비율은 낮아지고 이동 접근성은 향상돼 누구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활편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민생경제 침체와 지역 불균형 해소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의 마중물이 될 생활SOC 사업을 기반으로 ‘혁신 행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경제종합지원센터 개설에 이어 지난해 7월 지역 최초로 자영업지원센터 문을 열고 소상공인들을 돕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의 도시재생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인접한 전남대와 함께 2023년까지 300억원 규모의 대학타운형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한다. 북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디지털, 그린, 안전망 강화 등 3개 분야 52개 사업의 북구형 뉴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에서 삶의 질 향상 위한 해답 찾아야”

“궁극적 삶의 질 향상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문화·체육·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면 더 행복해지는 게 아닌가요. 거창한 구호보다 항상 일상생활과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문인(사진) 광주 북구청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땀흘려왔다”며 “내년까지 북구종합체육관, 복합체육센터 2곳, 중흥·신용 복합공공도서관 등을 추가 건립한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 인구는 43만5000여명으로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체육관·도서관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은 다른 지자체에 비교해 현저히 부족하다.

문 구청장은 “문화생활 구심점인 문화센터 역시 그동안 북구에 한 곳도 없었다”며 “북구문화센터·신용생활문화센터·우산생활문화센터 3곳을 개관한 데 이어 운암생활문화센터가 곧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곳에 불과하던 도서관은 양산동·중흥동·신용동에 한곳씩을 늘려 총 7곳이 됐다.

“사회 복지 예산이 70%를 차지할 만큼 재정여건은 어렵지만, 중앙부처·광주시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돼 예산 여력을 마련하고 다양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3년간 국비 30조 원을 투자하는 ‘생활SOC복합화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문 구청장은 광주시 행정부시장 출신이다. 그는 “굵직굵직한 현안 사업을 모두 마치게 되면 지역 곳곳이 활력을 되찾고 주민들의 복리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앞으로 주민 누구나 품격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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