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셧다운… 극단의 인내가 파국 막는다

입력 2021-07-12 04:06
오늘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관련,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인 4단계가 시행된다. 앞으로 2주간 오후 6시 이후엔 2명만 모일 수 있는 등 사실상의 ‘야간 통행금지’가 이뤄지면서 시민의 기본권이 극도로 제한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사실상 부분적인 셧다운이 시작됐다. 돌잔치, 상견례, 생일 등 모든 가족 행사가 사적 모임으로 분류돼 인원 제한을 받는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친족만 모일 수 있다. 백신 접종자라도 사적 모임 인원에서 예외가 없다. 모든 유흥시설엔 집합금지 조치가 유지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종교시설은 비대면으로 운영해야 한다. 학교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그야말로 모두가 필수적인 업무 외에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는 ‘멈춤’상황에 동참하도록 하는 등 극단의 자제를 요구받고 있다.

개개인의 불편함은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고육지책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1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324명이다. 주말 검사 건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54명 줄었으나 사흘째 1300명대를 이어갔다. 특히 수도권에서 학교, 학원, 음식점, 유흥업소 등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등 연일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달 말 자칫 2000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위기 국면이다. 이럴 때는 개개인이 최후의 방역 보루다. 방역 피로감에 지쳐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기꺼이 방역의 주체가 되어주길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는 20, 30대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기대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고 나태해지면 더 큰 확산세에 떼밀려 더 큰 고통에 직면할 수 있다. 그동안 방역에 허점을 드러낸 정부는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더 철저한 대응에 나서는 한편, 더 많은 백신의 추가 확보와 속도감 있는 접종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