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이제 금융산업 주축, 창의성 펼칠 기업문화 만들어야”

입력 2021-07-12 04:05

국내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그룹 내 2030 ‘MZ세대’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빅테크 기업 공세 속에 사활을 건 디지털 사업화를 추진하는 만큼 이에 가장 익숙한 MZ세대 발언권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9일 그룹 경영진 250여 명이 참석한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며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하반기 새로 내놓은 은행 앱 ‘뉴 스타뱅킹’을 새로운 디지털 생활 플랫폼으로 재구축하려 하고 있다.

윤 회장은 “넘버 원 금융 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넘버 원’ 금융 플랫폼을 리딩 금융그룹 사수의 핵심 과제로 밝혔다. 윤 회장은 리딩 금융그룹에 대한 고객의 높아진 기대치를 언급하며 “환경과 사회, 주주 및 고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ESG 경영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ESG, 기업문화, 디지털을 주제로 각 임원의 주제 및 아이디어 발표가 이어졌다.

KB금융 관계자는 11일 “경영진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계열사 유관부서 검토를 거쳐 신속하게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7일 조용병 회장 주도 아래 첫 신한 문화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KB금융과 리딩 금융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신한이 ‘일류 신한’ 달성을 위해 그룹 문화 발전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 회장은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략에 속도를 더해 기하급수적인 성과를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기업문화”라고 말했다.

초심, 도전, 자부심 3개 부문 아래 진행된 포럼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신한DS 이성용 사장 등이 주제 발표자로 나서 문화 발전 방안과 신사업 목표 등을 제시했다. 자부심 세션에서는 그룹 MZ세대 오피니언 리더들이 그룹 문화 발전 방안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 9일 본사에서 그룹사 MZ세대 대표직원 등 임직원 약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했다.

손 회장은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라며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손 회장과 임원진은 워크숍 직후 MZ세대 직원들과 함께 세대 공감을 주제로 퀴즈를 풀고 토론하기도 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