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부정 않겠지만 새로운 정부 만들겠다”

입력 2021-07-12 04:03
권현구 기자

여당의 ‘제1주자’인 이재명(사진) 경기지사는 문재인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부정하지 않겠지만, 새로운 정부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민주당 정부의 일원인데, (문재인정부를) 부정한다고 부정이 되겠느냐”며 “문재인정부의 공과를 다 인정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한 것은 고치고, 필요한 것은 더해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름을 지향하되 차별화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맹목적 승계와는 분명히 거리를 뒀다. 이 지사는 “다를 것이다. 똑같이 한다면 (대선에서) 지겠다는 얘기”라며 “똑같이 한다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떠나 지금 정부에 실망해 (정권을) 바꾸자는 국민이 있으니 내 입장에서는 더 새로운 정부로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똑같은 파란색이 아니라 더 나은 남색이 되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최근 ‘김빠진 사이다’ 같다는 지적에 대해선 ‘본선 원팀’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2017년 대선 경선)에는 철이 없었다. 내부경쟁과 대외경쟁을 구분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내부경쟁에서도 할 말을 다했는데, 상대 후보를 굴복시키려고 같은 것을 7번이나 물어보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겪어보니 (문재인 당시 후보가) 진짜 화가 났겠다 싶어 미안해 죽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경선은 국가대항전을 하기 전 선수선발전을 하는 것”이라며 “소위 원팀이 훼손되면 본선 승리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부경쟁은 상처 주지 말고 우아하게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경기에 돌입하면 무조건 이겨야 하는데, 이제는 사이다가 아닌 시원한 국밥이 되고 싶다”며 “국민을 배부르게 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쪽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이른바 ‘반(反)이재명 연대’ 움직임과 관련해 “이기기 위해 정책과 이념이 같은 후보끼리 연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자신은 누구와도 연대할 뜻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이 지사는 “저는 전혀 연대할 생각이 없고, 제게 연대를 제안할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수원=최승욱 박재현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