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가 ‘청년’과 ‘지역’ 중심의 새 출발을 위한 100주년 준비단을 출범했다. 전 교육부 장관이자 전 한국Y 회장이었던 김숙희 공동준비위원장은 “청년이 저성장 시대 속에서도 뿌리박고 자라 잎을 틔울 수 있도록 한국Y가 이끌어야 새로운 100년을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Y는 지난 8일 준비단 출범식을 가진 뒤 임시총회 열었다. 한국Y는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지역 분권의 조직 개편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서울Y 인천Y 수원Y 등 회원 지부 52곳이 권한과 책임을 높이기 위해 단독 법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한국Y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역과 청년 중심으로 전환하는 안들이 통과됐다. 중앙 연합단위와 지역 단위의 이사회 참여 비율을 기존 7 대 3에서 3.5 대 3.5로 바꾸고 나머지(30%)를 35세 미만 청년들에게 할당해 지역 회원과 청년의 참여율을 높였다. 이와 더불어 국내 NGO 단체 최초로 청년 부회장 제도도 신설했다.
100주년 준비단은 ‘세대를 아우르고 역사적 유산을 이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다’는 의지로 김 전 장관과 서다미 대학청년YWCA 전국협의회 회장, 원영희 한국Y 회장 등 3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김 공동준비위원장은 “지역과 청년 중심의 의사결정 전환에 대한 요구는 20여년 전 내가 회장직을 맡던 때부터 있어 왔다. 이제라도 시대적 요구를 따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지식을 소유한 한 명의 ‘큰 지도자’ 밑에서 가르침을 받는 게 보편적이었지만 지금은 지식이 만방에 개방돼 한 명 한 명이 다 ‘작은 지도자’다. 이들이 모여서 만든 강한 리더십이 한국Y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새 정치도 청년을 끌어들이려 혈안이 돼 있지만 이제 청년은 서열화, 계급화된 곳에는 잘 안 가려 한다. 청년이 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게 한국Y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원 공동준비위원장은 “새로운 100년이 곧 오는데 가장 큰 미션은 ‘청년’이다. 지금 한국Y 안에 20대가 없다면 20년 후만 돼도 Y를 잘 알고 이끌어갈 인물이 없어진다. 미래의 지도자, 중추적인 일꾼을 지금부터 키우자는 게 이번 개혁의 목표”라고 전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자기 삶에 실천하는 한국Y 목적문 정신, 개혁 정신을 갖고 사회 변화를 위한 주창 활동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지속하고 확대하는 한국Y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21세인 서 공동준비위원장은 “이전에는 한국Y의 의사결정에 청년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되지 않아 이들이 떠났던 경향이 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청년 부회장 제도가 청년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리더십을 기르고 성장해 국제기구로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한국Y가 좀 더 글로벌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