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본경선이 11일 닻을 올린다. 민주당 예비후보 8명 중 본경선에 오르는 후보만 6명으로, 2위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 전 마지막 토론회까지 이재명 경기지사 견제로 수렴됐던 경쟁 양상이 바뀔지가 관전 포인트다. 선거인단 규모도 눈길을 끈다. 모집 사흘 만인 8일 40만명에 육박하며 214만명을 모았던 19대 대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 8명 중 2명이 탈락하는 예비경선 투표결과가 11일 발표된다. 이 지사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를 지키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율 회복세를 보이면서 결선투표 가능성이 거론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6~7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대선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가 50.3%, 이 전 대표가 30.5%를 얻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가 근소하게 과반을 차지한 것이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 1위였기 때문에 결선투표 가능성이 작았다. 이 때문에 어느 후보가 2위를 차지하는지가 주목할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는 이 지사의 ‘압도적 대세’를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얼마나 간극을 좁힐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 밖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 전 대표의 단일화 여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의 만만찮은 지지세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4차례 걸친 TV토론회가 이 지사 견제로 점철됐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날 TV조선과 채널A 공동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7명의 여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질문은 이 지사의 정책에 쏠렸다. 박용진 의원은 기본주택 정책과 관련해 “실제 시행은 하지 않고 홍보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대규모 기본주택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변경과 금융지원 부분을 손봐야 하는데, 현재 정부에 요청을 하고 있다”며 시범단지 일부를 설명했다. 기본소득 관련해 “말이 바뀌고 있다”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적에는 “정책이란 게 완결적이지 않다. 지적이 타당하면 바꿀 수도 있는 게 정치”라고 방어했다.
이 지사는 지난 토론회 때 나온 ‘바지 발언’에 대해 사과해 달라는 최문순 강원지사의 요구는 “답답해서 한 건 맞는데, 제가 지나쳤던 것 같다”고 수용했다. “다시 안 할 거냐?”는 최 지사의 질문에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설마 저한테 또 물어보겠나”고 응수했다.
민주당 경선기획단은 흥행 차원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세 차례에 걸쳐 공개하는 ‘슈퍼위크’ 제도를 도입했다. 투표함을 처음으로 열어보는 8월 15일은 경선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각 캠프는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선거인단 규모도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선거인단 규모가 200만명이 넘는 수준으로 모이면 각 후보가 모은 ‘조직표’보다는 일반 국민의 자발적 신청 비율이 높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 규모가 클수록 일반 국민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1위 주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선거인단에는 우리 당 지지자들과 무당층 정도가 포함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 상 1위 후보가 유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가현 정현수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