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는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죽어서 진짜 지옥에 가는 북녘 동포를 구원하소서.”
에스더기도운동이 지난 5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에스더기도운동센터에서 개최한 ‘제26차 통일선교 콘퍼런스’에는 북한 주민을 위한 기도제목 수십 개가 나왔다. 48개 교회에서 유튜브로 동시에 진행된 콘퍼런스에는 연인원 5만여명이 참석해 복음통일을 간구했다.
이영환 대전 한밭제일장로교회 원로목사는 8일 “성도라면 영혼구원을 최우선시해야 하는데, 어려움을 당한 북한주민의 영혼을 살리고 싶다면 금식기도하며 부르짖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성경 말씀처럼 죽고 사는 것이 혀에 있다”면서 “말의 권세 갖고 복음통일을 담대하게 선포하자”고 말했다.
앞서 콘퍼런스에는 탈북자 출신인 김북한 목사(5일)와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6일)이 나와 코로나19 이후 북한 상황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땐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하나님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을 이념 중심에서 이익 중심 사회로 완전히 바꿔놓으셨다”면서 “특히 장마당은 주민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는 필수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군수기업 빼고 공기업 대부분이 장마당에 편입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과 미국에서 온 문화와 정보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님은 북한에서 놀라운 일을 직접하고 계신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도 북한의 많은 기독교인이 남한 교회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만약 남한 교회가 주님의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다른 나라 교회, 돌멩이라도 들어 일하실 것이다. 생존 위기에 놓인 저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절대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지 의원은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많은 북한 주민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게다가 탈북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 있다”면서 “죽음의 골짜기에 있는 북녘 동포의 고통과 탄식을 절대 외면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한 중국 내 탈북민이 남한에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한국이 더 이상 탈북자를 북송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콘퍼런스는 국내 45개, 해외 3개 교회에서 생중계됐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대면 모임에 제약이 컸지만 오히려 48개 거점교회와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기도회를 생중계하면서 외연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행사에선 북한 문이 열리면 곧바로 들어가 선교활동을 펼칠 북한 전문인 선교사와 기도선교사가 다수 나왔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는 2009년 2월 처음 시작됐으며, 매년 두 차례 4000여명이 참석해 북한구원을 위해 간구했다. 9일에는 문창욱 부산 큰터교회 목사와 조영길 변호사, 김종철 감독이 강사로 나선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