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며 인생 허비하고 살던 청년, ‘목회 인턴십’ 거친 후…

입력 2021-07-09 17:19
황성은(앞줄 가운데) 대전 오메가교회 목사와 부교역자, 인턴들이 2019년 7월 강원도 양양에서 단합대회를 하고 서핑보드를 타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대전 오메가교회에는 ‘목회 인턴십’ 훈련과정이 있다. 창세기 14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318명의 전사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전략이다.

중동지역의 패권을 놓고 전쟁이 일어난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 고임 왕 디달, 시날 왕 아므라벨, 엘라살 왕 아리옥은 강력한 연합군을 이뤄 반역을 일으킨 소돔과 고모라의 연합군을 깨뜨린다.

그 과정에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잡혀간다. 아브라함은 집에서 기르고 훈련한 전사 318명을 데리고 롯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왕들의 연합을 무너뜨리고 롯을 찾아온다. 돈을 주고 산 용병은 생명을 걸지 못한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집에서 키워낸 용사들은 생명을 걸고 전쟁에 뛰어들었고 롯을 건져냈다.

마지막 때 교회의 영적 분위기와 DNA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래서 오메가교회는 이력서를 갖고 온 사역자를 세우기보다 인턴십 과정을 통해 훈련된 후보를 사역자로 양성한다.

오너와 파트너의 관계보다는 영적 가족으로서 아비와 자녀의 마음으로 연결돼 한마음과 한 비전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삶의 아픔과 문제가 있다면 함께 상황들을 끌어안고 중보하며 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지고 좋은 군사로 세워질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들은 교회에서 진행하는 기본적인 말씀, 기도, 전도훈련 등을 포함해 다양한 훈련을 한다. 예배, 기도, 미디어, 선교, 문서편집, 스포츠 선교, 키즈 사역 등 다양한 환경을 제공한다. 도제 시스템으로 사역자들과 팀으로 연결해 주고 서로 호흡을 맞추며 사역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사역을 배우며 영적인 기름 부으심과 다양한 은사들이 자연스럽게 개발되며 각자의 영역에서 넓은 시야와 분명한 기준을 갖고 사역할 수 있도록 멘토링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턴은 각자에게 주신 사명을 발견한다.

얼마 전 레바논 선교사로 파송된 한 전도사는 개척 초기부터 오메가교회와 함께했다. 젊은 나이였고 다혈질이었으며 공황장애까지 있던 터라 사역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속해서 본질을 사수하며 공동체와 함께 훈련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사역자로 세워졌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교회에서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지난 5월 레바논 선교사로 파송돼 언어를 배우며 시리아 난민을 섬기고 있다. 현재 레바논에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사역자는 신대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한 교회에서 열심히 사역하던 중 좀 더 훈련받고 싶은 갈망이 일어나 사역을 내려놨다. 그리고 오메가교회에 와서 인턴으로 훈련받았다. 그는 3년간 훈련을 받고 서울의 교회로 파송됐는데 사역지에서 사역을 훌륭하게 감당하고 있다. 이처럼 파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멘토링하면서 지역교회를 더욱 잘 섬길 수 있도록 격려하며 돕고 있다.

30대가 되기 전까지 방황하며 인생을 허비했던 한 청년도 오메가교회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 헌신하게 된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훈련에 동참하며 비전을 품게 됐고 사역자로 훈련받기로 결단했다. 그는 지난해 사역자로 임명돼 오메가교회 청소년 담당으로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한 청년은 고등학생 때 PK콘퍼런스에서 만났다. 그때부터 방황하던 삶이 멈췄다. 교회가 너무 좋고 음악이 너무 좋아 대학 시절 함께 교회를 개척하며 훈련했다. 교회와 콘퍼런스 사역에서 예배를 인도했다. 예배 사역자로서 은사를 잘 훈련하고 개발하니 공동체에서 귀하게 쓰임 받고 있다.

한국교회의 많은 교역자가 ‘정말 이 교회가 나를 끝까지 책임져 줄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갖고 사역한다. 마치 자신을 소모품처럼 느끼기도 한다. ‘얼마나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역한다. 교회를 신뢰하지 못해서 헌신하지 못하니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보니 백 퍼센트 헌신하지 않는다. 연말이 되면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청빙 게시판을 서성인다. 정말 마음 아픈 일이다. 사역자는 교회 부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교회는 사역자를 책임져 주는 언약적 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마음껏 헌신하고 충성하는 영적 분위기가 조성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돌라오멜 왕이 중심이 된 5개국 연합군과 전투에 뛰어든 이들은 용병이 아니었다. 아브라함이 집에서 키워낸 318명의 용사였다. 아브라함의 비전과 눈물을 보았고, 아브라함과 함께 보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들은 한마디로 제자라 할 수 있다. 제자화가 돼야 좁은 길을 걸어갈 수 있다.

나는 사역자들에게 말한다. “담임목사인 나보다 더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사역자가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인턴들에겐 이렇게 말한다. “사역자들은 나보다 뛰어난 사역자들로 성장할 것이고, 인턴들은 그 사역자보다 더욱 뛰어난 사역자들로 세워져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확장돼야 하며, 세대가 지날수록 더욱 강력해져야 합니다.”

황성은 목사(대전 오메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