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올해까지 괜찮다… 이젠 성장주보다 경기민감주”

입력 2021-07-08 04:05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인플레이션이든 스테그플레이션이든 긴축 국면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앞으로 투자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투자 고수’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으며 주식 투자에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7일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금리가 경기 회복 속도와 맞춰 올라가면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시장에 좋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 신호를 충분히 주면서 증시에 끼치는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수출이 좋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면 원화 강세로 한국 주식 매수세가 늘 수 있다”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괜찮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남우 연세대 교수는 “인플레이션 관련 통계가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고 있고,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주식 투자하기에는 좋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은 12배 수준으로 올해 초 15배보다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은 전보다 해소된 상황이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6개월 이상은 하락하기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가져가는 게 유리할까. 최 대표는 “경기 회복기, 금리인상기에는 금융사 실적이 좋아진다”며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를 언급했다. 이어 “최근 주식을 시작하신 분들은 전통 금융주가 오르는 걸 못 보셨겠지만, 경기 사이클상으로는 투자하기 좋은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경기 민감주의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식시장은 상대적 매력으로 움직이는데, 지난해에는 성장주가 매력적이었다면 올해는 경기민감주가 좋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이러한 흐름을 바꾸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숨 고르기’는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교수는 “지난해 주식을 시작하신 분들은 하락장을 경험하기 어려웠을 텐데, 주가 급등 이후 조정은 항상 있던 것”이라며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을 골랐다는 확신이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 시 주의해야 할 것은 거품이 낀 자산이다. 홍 대표는 “사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일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등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의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최대 3700선, 대신증권은 최고 36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